매일신문

현장보고-이.레 접경마을

이스라엘 철군은 많은 남부 레바논인들에게 있어서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던 가족과의 행복한 재결합을 의미한다. 다음은 이스라엘 북부 접경 약 3㎞ 위치에 있는 빈트 즈베일 지역의 분위기를 AP통신 기자가 전한 것.

외국에 사는 레바논인들이 연일 고향 친척들에게 수많은 국제전화를 걸고 있다. 이들은 철군을 축하하면서 올 여름 고향을 방문하겠다는 계획을 알리기에 바쁘다. 목소리도 들떠 있다.

"내 형제.누이들이 미국에서 하루 5차례 이상 전화를 걸어와 기쁨과 안도의 말을 전합니다". 시아파 마을인 빈트 즈베일 광장에서 만난 후세인 사드씨는 아주 즐거워했다. "그들은 이스라엘 점령이 정말 끝났다고 믿기지 않는듯 들떠 있습니다". 그의 형제인 하산과 모하메드는 지금 미국 디트로이트 교외에서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다. 3명의 누이들도 10여년만에 되찾은 고향을 며칠 내에 방문할 계획이다.푸아드 베이둔씨는 "이스라엘 철군은 바로 미국에 사는 두 아들이 이제 집에 돌아올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내 아들들이 고향을 못본지도 벌써 15년이나 됐지요". 내과의사인 파디(30)와 컴퓨터 공학도인 하산(20) 등 두 아들이 "비행기 표를 구하는 즉시" 귀국 여행길에 오를 계획이라고 했다. 이들이 산다는 미국 미시간 동남부는 아랍계 주민 집단 거주지들 중 하나. 현재 그곳에는 25만~30만명의 아랍계 주민들이 살고 있다.

이들 외에도 이스라엘 철군 이후 미국.독일.프랑스.아프리카 등에 사는 많은 레바논인들이 귀국의사를 밝히고 있다.

빈트 즈베일 지역은 1975년 내전 발발 전까지만 해도 주민수가 6만명에 달했다. 그러나 15년간의 내전과 이스라엘군의 18년간에 걸친 점령 이후, 주민수가 4천명으로 대폭 줄었다. 대다수가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거나 아니면 자국내 안전지대로 피난했다.

정리=朴鍾奉기자

paxkore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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