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을 둘 수만 있다면 언제까지라도 한국에서 살고 싶습니다. 그러나 귀화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경맥기우회 초청으로 지도기와 다면기를 열기 위해 지난 3일 대구를 찾은 루이나이웨이(芮乃偉.37) 9단. 지난 2월 조훈현 9단을 꺾고 프로기전 사상 첫 여성 국수가 됐다.
'반상의 철녀'란 별명을 얻을 만큼 싸움바둑에 강한 비결은 무엇일까? "장 9단과는 집에서도 바둑에 관해 많은 토론을 하는 편입니다. 서로가 좋은 개인 코치인 셈이죠". 함께 온 남편 장주주(江鑄久.38) 9단을 가리키며 그녀는 이 말로써 답변을 대신했다. "바둑과 사랑 어느 것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말이 당연히 뒤이었다. 사랑을 따라, 바둑을 따라 오랜 방랑생활을 겪었기 때문일 터.
"우리는 북경기원에서 바둑친구로 출발, 연인으로 발전했죠. 누가 먼저 사랑을 고백했는지는 비밀입니다". 둘은 1989년 장 9단이 천안문 사태에 연루돼 망명길에 오르면서 헤어져야 했다. 그 뒤 1992년 잉창치(應昌期)배 때 만나 찬물 한그릇만 놓고 결혼하고는 또 4년간 떨어져 살았다. 미국에선 생활이 어려웠고 일본에서는 프로기사로 받아주지 않았다. 한국기원 객원기사로 초청돼 작년 4월 한국에 정착하면서 비로소 10여년의 방랑생활을 끝낼 수 있었다.
"한국 여류바둑의 앞날은 매우 밝습니다. 세계 어디서도 젊은 여기사들이 이렇게 열심히 바둑 공부하는 곳은 없습니다". 승부 근성이 강한 이창호 9단이 대국하기 가장 신경 쓰인다는 그녀는 보통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한국기원에서 바둑을 연구한다. "앞으로도 특별한 계획은 없습니다. 한국기원 기사로써 매일 열심히 배우는 것 빼고는요. 모든 것이 그렇듯 바둑에도 배움엔 끝이 없기 때문입니다".朴云錫기자 multicult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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