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상-달라진 국회를 기대한다

이만섭 민주당의원이 16대 국회의장에 선출되었다. 대통령의 사실상의 지명에 의해 만장일치로 선출되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여야가 후보를 내세워 투표로써 결정 했다는 자체가 새로운 국회를 위한 진일보된 모습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이번 의장선거를 놓고 말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첫째는 여소야대 였는 데 투표결과는 여대야소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번 투표결과만 놓고 볼때 이는 양당구조라기 보다는 비(非)한나라당 대 한나라당의 구도로 바뀌어 버렸다. 이는 바로 형식상으로는 민의를 배반한 결과인 것이다. 그리고 의장 역시 8선이기는 하나 개혁적이라기 보다는 햇볕지향적 이미지를 갖고 있고 또 한번 국회의장을 한 경력도 있다. 그리고 기대를 모았던 386세대 역시 이번 투표결과만으로 볼때는 전혀 크로스보팅(자유투표)의 흔적이 없는등 그다지 기대하기가 어려운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형식논리이다. 어떻든 의장은 경선을 통해 투표라는 민주적 절차에 의해 뽑혔다. 사실상 대통령의 지명을 받았던 옛날의 의장과는 격이 다른 것이다. 이 의장 역시 "양심과 정치생명을 걸고 공정하고 중립적인 의장이 될 것을 약속한다"고 하면서 이 약속을 지키기위해 "국회법만 개정해 준다면 당적이탈도 하겠다"고 한만큼 이를 유의하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새천년의 벽두에 출범하는 16대 국회이니만큼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국회는 무엇보다 정치의 중심에 서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 종래와 같이 행정부의 시녀가 되어도 안되고 통법부가 되어서는 더욱 안된다. 또 날치기나 힘의 논리만 내세우는 등 싸움만 하는 비생산적이어서도 안되고 상생의 정치가 되는 새로운 계기를 만드는 국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외도 당장 이번 국회에서는 자민련의 교섭단체구성을 위한 국회법 개정문제라든지 인사청문회법 그리고 국무총리인준문제 등이 도사리고 있다. 이외도 부패방지법이나 인권법등을 새로이 제정해야 하며 또한 남북정상회담과 관련된 입법지원 등 많은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국가적 대업을 앞두고 국회로서 제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그야말로 대화와 타협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을 철저히 이행하는 길 외는 달리 길이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야당을 국정파트너로 인정한다는 대통령의 말은 말로서 끝나지 말고 이제 실행되어야만 할 단계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