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1호 기업인 동아건설이 고병우 회장 등 경영진의 일괄 퇴진으로 당분간 표류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될 전망이다.
동아건설의 첫 전문 경영인으로 화려하게 등장했던 고 회장이 지난 98년 9월 워크아웃을 공식 체결한 지 1년 9개월만에 타의에 의해 물러남으로써 국내 여타 워크아웃 기업들의 전문 경영인 체제 향배에도 암운을 던지고 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고 회장의 퇴진은 표면상 4.13 총선 당시 여야 정치인들에게 로비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과 맞물려 있다.
그러나 고 회장이 퇴진이라는 불명예를 맞기까지는 동아건설의 구조조정 작업지연과 노사 갈등, 임원진간 대립 등 만만치 않은 요인들이 놓여 있다는 게 동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채권단과 맺은 재무 구조 개선 약정 사항중 핵심인 '대한통운 매각 작업'이 지연되면서 채권단의 지원이 미미해지고 이에 따라 회사의 경영 상황도 나아질 게 없었다는 것이다.
올해초 노조는 직원들의 성과급과 월급 감소분을 과거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는 이른바 '복지 리턴'을 주장하며 경영진을 압박했다.
고 회장은 노조의 복지 리턴 운동을 배후 조종했다는 의심을 받았던 김 모 전무를 해촉시키는 과정에서 노사간 갈등은 더욱 심화됐다.
김 전무의 해촉 방침에 대해 노조 뿐만 아니라 전 부서장들도 반기를 들며 고 회장과 대립했다.
고 회장의 퇴진으로 동아건설의 워크아웃이 중단될 것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으나 앞으로 더욱 험난한 길을 걸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새 경영진은 특히 워크아웃의 순조로운 진행을 위해 거액의 채권단 지원을 이끌어내야 하는 건 물론이고 내부 직원들의 동요와 반목을 해소해야 할 부담까지 안게됐다.
고 회장의 퇴진을 부른 정치권 로비 의혹이 외부로 흘러 나가게 된 것도 내부인사의 소행으로 동아 직원들은 대부분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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