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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곽홍란(아동문학가)

대마도에 닿을 때까지 우리나라와 일본과의 국경은 보이지 않는다. 국경의 실체를 어디서도 발견할 수가 없다. 대마도에는 그곳만의 독특한 문화가 있다. 그곳 사람들은 바다고기로 매운탕을 끓일 때도 해운대 시장에서 사온 의성마늘, 순창고추장, 태양초 고춧가루 등을 넣고 끓여야 제 맛이 난다고 말한다. 입맛만 한국인을 닮은 것은 아니다. 거리에서는 한국어가 씌어진 간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우체국''전신전화국''은행'에서부터 유적지의 비문에 이르기까지 한국어는 일본어 곁에 나란히 또는 그 아래 새겨져 방문객을 반긴다.

또 발길 닿는 곳에서는 우리 조상들의 체취를 쉬 만나게 된다. 조선통신사절들은 예전의 그 모습으로 새겨져 함께 길을 걸으며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고 있다. '대마역사민속자료관'은 한국과 관련된 것을 제하고 나면 텅 빌 정도로 우리나라의 자료들로 채워져 있다.

'삼국사기''일본서기'등 관련 문헌을 참고해 일본황실의 조상은 대마도로 건너 간 우리 조상들이라고 고집할 필요가 없었다. 대마도는 고대로부터 우리 민족이 이주해 뼈를 묻고 살아온 땅임을 많은 유물들이 대변하고 있었다.

대마도가 일본 '고사기'에는'진도'로, '일본서기'에는'한향지도'로 기술되어 있다. '대마도도 한국땅'을 펴낸 김화홍씨는 그의 책에서 "'진도'는 한반도로 가는 배가 머무르는 항구와 같은 섬, 또는 한반도로부터 사람과 문화가 건너올 때 거쳐온 섬"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요즈음 대마도에서는 낮 12시가 되면 정오를 알리는 음악이 울린다. "무궁화 무궁화 우리나라꽃 삼천리 강산에 우리나라꽃…" 우리 국화 무궁화를 노래한 음악이 세 번 울려 퍼지면서 대마도를 뒤흔드는 것이다. 관청 앞에 무궁화를 심고, 무궁화 노래를 부르는 대마도 사람들. 고향 사촌을 만나는 것 처럼 편하고 예절바른 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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