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더불어 배운다

지난 10일 우리 학교 학부모들은 소중한 경험을 했습니다. 사랑의 고리 맺기로 결연을 한 결손가정, 수용시설 학생들과 함께 우방랜드에서 오후를 보내며 뜻밖의 행복까지 느꼈습니다.

부모를 잃고 혹은 뜻하지 않은 고난으로 가족이 흩어지며 시설에 맡겨진 아이들,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사랑을 나눠주고자 시작한 일에서 오히려 더 큰 사랑을 나누는 계기가 됐습니다.

운영위원회, 학부모회, 체육회 등 학교의 자율단체에 속해 있는 어머니들이 처음 사랑의 고리 맺기를 시작할 때는 혹시 어린 가슴에 의도하지 않은 상처를 주지 않을까 우려도 컸습니다. 하지만 한사람 한사람의 힘이 더해지면 기쁨도 커지고 슬픔은 줄어든다는 확신을 갖자고 뜻을 모았습니다.

지난달 4일 어린이 29명, 어머니 63명으로 모인 우리는 5개로 조를 짜고 가정방문을 비롯한 부모 대역, 상담, 가정 초빙 등의 행사를 계속하기로 계획했습니다.

첫번째 가정방문 때 아이들의 겉옷과 내의, 여름 샌들 한 켤레를 준비했습니다. 외길 하나 뚫려 비켜설 자리조차 없는 길을 한 시간은 걸어야 하는 곳에 사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부모가 계시지 않는 아이, 장애인 부모를 둔 아이, 학원에 가고 싶다는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저마다 가슴 아픈 사연을 안고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는 주위 여러 분들의 도움을 받아 우방랜드를 다녀오게 됐습니다. 자신의 처지나 고통을 잊은 채 아이답게 뛰노는 모습들은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아이와 맞잡은 손에서 따뜻함이 전해져옴을 느끼며, 이 아이들이 앞으로 삶을 긍정적으로 보길 바라는 마음이 가득해졌습니다.

앞으로는 좀 더 자신감을 갖고 아이들을 대하며 결연행사를 계속해나갈 계획입니다. 아무리 내 아이만 예뻐보이고 사랑스럽다 해도, 내 아이와 어울리며 함께 자랄 남의 아이들에게까지 관심을 쏟는 것, 그것이 진정 부모가 해야 할 역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윤희순(대구 매호초등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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