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밤 각 병원 응급실은 만약의 의료사고 위험과 거센 반발여론을 의식한 듯 진료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영남대병원은 비교적 가벼운 상처의 환자에게도 응급조치를 해 줬으며, 곽병원 경우 자체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 이외에는 돌려보내는 일이 없었다.
○…병원별로 상대적으로 전문화된 것으로 알려진 진료과목에 환자들이 집중적으로 몰려드는 경향도 나타났다.
가톨릭대병원 경우 21일 밤 9시까지 응급실을 다녀간 환자 중 소아과 어린이 환자가 전체의 60%에 달했다.
파티마병원에는 분만실을 찾는 환자가 많아 21일 7명의 신생아가 태어났다.
보람병원도 담석증으로 복통을 호소하며 대구의료원 응급실을 찾았던 30대 남자가 의료원측의 안내로 이송돼 와 치료를 받았다.
반면 경북대병원엔 노인성.퇴행성 만성 환자들이 많은 특성을 보였다.
○…폐업 첫날이던 지난 20일 야간 응급환자가 일시적으로 많이 몰렸던 대구시내 중소병원에서는 21일 밤 환자 숫자가 평상시 수준으로 줄어드는 현상도 나타났다. 문성병원의 경우 첫날 40여명에 달하던 환자가 평상 수준인 15~20명을 회복했고, 중앙병원도 20일 밤 7~8명이던 응급환자의 발길이 끊기다시피했다.
수성병원도 21일 오후 7시쯤 머리를 다친 어린이가 경북대병원 응급실로 갔다가 되돌아와 치료를 받고 가는 정도 외에는 별다른 환자가 없었다.
○…경북도내 387개 한방 병의원 환자는 폐.파업 첫날 6천820명까지 늘었다가 21일엔 2천402명으로 줄었다.
도내 25개 보건소 환자 역시 첫날엔 3천203명이나 됐으나, 21일엔 1/4인 815명에 그쳤다.
경북지역 국공립병원 환자도 마찬가지여서 592명에서 89명으로 감소했고, 3개 군 병원 이용자는 477명에서 67명으로 줄어들었다.
○…의료시설이 부족한 대구 인근 경북지역에서는 군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경산 하양에 있는 국군 대구병원에는 22일 밤 9시까지 민간인 외래환자가 전날보다 2배 이상 늘어난 30명 이상에 이르렀으며 맹장염, 말라리아 의증 환자 등 6명이 입원 치료 받고있다.
영천 육군 3사 지구병원도 21일부터 민간인 진료에 나서, 4개조의 의료진으로 긴급진료체계를 갖췄다.
○…의료계 집단 폐.파업은 시민들에게 '아파도 참아야 하는' 억지 고통을 강요하고 있기도 하다. 웬만한 고통은 약국 약에 의존하며 참고 지내는 형편. 홍모(37.대구시 이천동)씨는 "일곱살 난 딸이 이틀째 고열증세를 보여 유치원에도 못가고 있으나 약국에서 해열제만 구해다 먹이면서 버티고 있다"고 했다.
○…'지금 아프면 안된다'며 특히 어린 자녀들의 건강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시민들도 많다. 주부 김선영(35.대구시 도원동)씨는 아이들이 행여 배탈이라도 날까 염려하는 마음에서 학교에 갈 때 마실 물을 꼭 끓여서 물통에 넣어 보낸다고 했다.
회사원 이모(40)씨는 감기 예방을 위해 아이들이 귀가하는 즉시 손발을 깨끗이 씻도록 하는 등 건강관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폐업 첫날 폭주하던 1339 응급환자 정보센터의 문의 전화도 21일엔 절반 가량으로 줄어 들었다. 시민들이 어느 정도 현재 상황에 적응해 가고 있다는 반증으로 판단됐다. 임시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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