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깊은 근심에 빠져 있다. 집권 후반기를 새 출발하려는 이때 남북정상회담 열기는 오간데 없고 의료대란, 롯데호텔노조 파업을 비롯 금융노조 파업 움직임 등 일련의 사태들이 나라 전체를 큰 동요속으로 내모는데다 공권력도 제대로 먹혀 들어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국민들 사이에서는 '현 정부가 과연 국정능력이 있는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불신마저 일고 있어 청와대는 좌불안석이다.
특히 청와대는 특정 이익집단들이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는 파업이란 강경투쟁을 벌이면서 늘 대통령에 의한 직접해결을 외치고 있어 난감하기 짝이 없어하고 있다. 지난 의료대란 때도 의사협회에서 김 대통령의 법개정 약속을 요구했으며 이번 금융노조도 "총리 말은 믿을 수 없다"며 김 대통령이 강제합병이 없다는 선언을 해줄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5일 대통령 주재로 열릴 예정이던 노사정위원회가 이남순 한국노총위원장의 불참 소식에 취소되는 곡절을 겪었다.
청와대의 한 고위인사는 "최근 국정이 국민들에게 혼란한 것처럼 비쳐져 참으로 답답하다"면서 "그러나 의료개혁은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 금융개혁은 우리경제가 살아남기 위해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어렵더라도 금융개혁은 일관되게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가 직접 나서는 형국이다. 청와대는 5일 금융개혁의 추진을 위해 관련 비서관 6명으로 특별대책반을 만들었다.
물론 김 대통령도 4일 국무회의에서 내각을 향해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금융개혁과 관련해 개혁을 한다는 것인지, 인력감축이나 합병이 있다는 것인지 불분명해 국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구조조정과 관련해서 경제장관들이 잇단 말바꾸기로 혼선을 가중시키자 노조 쪽에서는 "장관과는 대화하지 않겠다"며 외면하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국정의 난맥상이 지적되면서 청와대는 8월 대폭적인 개각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국면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기류다.
청와대의 한 고위인사는 "대통령은 이달말 휴가 중에 집권후반기 국정운영방향과 이에 따른 개각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언급, 8월 전면개각 가능성을 시사했다.다만 청와대는 의료사태와 금융사태가 한 두달안에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개각 이후에도 국정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걱정이 태산같다.
李憲泰기자 leeht@ 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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