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 최고위원 경선 새구도

권노갑 고문의 경선불참 선언과 김대중 대통령과 당 지도부 및 소속의원 만찬을 통해 민주당의 최고위원 경선구도가 정리되고 있다.

김 대통령은 7일 저녁 서영훈 대표와 지도위원 등 당 지도부와 소속의원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 만찬을 가진 자리에서 "이번 선거는 당권이나 대권과는 관계가 없다"며 과열분위기를 차단하고 나섰다. 박병석 대변인은 당권과 대권에 관계되는 전당대회는 오는 2002년 1월에 실시되는 전당대회라는 것이 김 대통령의 설명이었다고 전했다. 김 대통령은 권 고문을 가리키며 "권 고문이 당의 단합을 위해서 여러가지 고심 끝에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격려하기도 했다.

김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이번 전당대회의 성격을 차기대선에 앞선 예비주자들간의 후계경쟁이라는 당초의 구도에서 크게 후퇴시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즉 2002년1월로 차기 전당대회 일정을 제시한 것도 주목받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최고위원 경선구도는 동교동계의 유일한 대표주자의 자리를 굳힌 한화갑 지도위원과 이인제 상임고문간의 1위 다툼으로 관심이 옮아가고 있다. 여기에 대구.경북의 대표성을 업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김중권 전청와대비서실장이 한 위원과의 연대를 통해 상위권에 진입하느냐 여부도 또다른 관심거리다.

권 고문의 출마포기로 동교동계 핵심 3인방의 분화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권 고문이 총선에 이어 최고위원 경선에도 불출마하게 됨으로써 사실상 힘을 잃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 한 위원은 확실한 동교동계의 차기 주자로서의 위치를 굳히게 됐다. 권 고문의 불출마는 최고위원 경선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온 한 지도위원의 승리로도 해석되고 있다. 권 고문과의 연대에 기대를 걸고 있던 이 고문측은 권 고문의 불출마에 곤혹스러워하면서도 권 고문측의 막후지원에 대한 기대감을 버리지 않고 있다. 이 고문측도 내주중 입장을 최종 정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전실장은 8일 권 고문의 불출마에 따른 역학관계와 전당대회의 성격변화 등을 주시하면서 출마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전실장은 "대구.경북지역의 권익을 대표할 수 있는 인사가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현재로서는 다른 길을 선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안동선.박상천.김근태.김기재 의원과 정동영.김민석 의원 등 소장파들은 권 고문의 불출마로 인해 활동반경이 넓어진 것으로 보고 새로운 연대구도를 모색하고 있다.

徐明秀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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