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 정부실정 공세수위 높여라

"야당인지, 여당인지 모르겠다" 대정부 질문 첫날인 11일, 당 소속 의원 5명의 질의를 지켜보던 한나라당의 일각에서 이같은 불평이 잇따랐다.

질의 의원들중 모 중진에 대해선 "마치 총재 기조연설을 듣는 듯하다"는 힐난까지 들릴 정도였다. 각종 국정 현안들에 초점을 맞춰 정부 실정을 강도높게 물고 늘어지던 이전의 모습이 눈에 띄지 않았다는 지적인 셈이다.

교섭단체 완화 문제 등 여당에 대한 공세를 한껏 고조시켜야 했을 대목에서도 구체적으로 내용을 적시하지는 못하고 "특정 정파의 이해 관계를 국민여론인 것처럼 조작하고 있다"는 등의 추상적인 표현으로 어물쩍 넘어가버리는 등 맥빠진 모습이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회창 총재도 질의를 지켜보다가 버럭 화를 내고 본회의장을 퇴장해 버린 것으로 전해졌다. 급기야 당내에선 총무단 등이 모여 대책을 논의하기에 이르렀으며 12일부터 공세 수위를 한층 높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당에선 이날 질의 의원 5명에 대해 '특별 주문'을 했다. 박승국 의원에 대해선 특히 지난달 남북정상 합의문에 국군포로 송환문제가 빠진 것에 대해 집중 추궁하라는 지시가 내려졌으며 구체적으로 발언수위까지 제시,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국군 포로 송환 문제를 다룰 것이란 정부의 입장은 말장난에 불과하며 이 문제를 아예 포기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는 등으로 명시했다.

전날에도 당에선 소속 의원들의 질의 원고를 검토했으나 DJP 재공조의 문제점과 정부의 경제위기 불감증 등에 대한 지적이 거의 눈에 띄지않는 등의 문제점을 발견, 본회의 직전 일부 의원들에 대해 원고를 수정토록 지시하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徐奉大기자 jiny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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