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중반의 공무원 김씨. 협심증이 있어 김씨는 운동 자체를 두려워 한다. 모두들 등산 얘기를 하지만, 산에 오르는 것은 딱 질색.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건강하게 지내온 것은 아마도 천부적으로 자비로운 성품 탓이리라. 주위에서 모두들 그렇게 생각한다.
이러던 김씨가 지난달 건강검진에서 당뇨 판정을 받았다. 체중이 너무 많이 나가는데다 운동 조차 거의 하지 않았던 터 아닌가? 그렇지만 "설마 별일이야 있겠느냐"는 정도로만 생각해 오던 중. 하지만 이젠 사정이 다급해졌다.
◇운동도 알고 해야 바로 한다
성인병에 운동이 좋다는 이야기는 전부터 많이 들어 온 것. 협심증이 부담스럽지만 운동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웬걸? 막상 하려니 막막하기만 하다. 어떻게 운동을 해야 할지 전혀 아는게 없기 때문. 거기다 왜 운동하면 좋은지를 알아야 '어떻게' 운동하는 것이 좋을지 감이나마 잡을 수 있을텐데….
그렇다면, 모든 성인병의 원인이 비만이라는 사실부터 주목해 보자. 이 비만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은 바로 '몸 속 지방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다. 그 방법이 운동. 운동을 시작한지 15~20분 지나면 우리 몸은 지방을 주연료로 사용하려 태우기 시작한다. 이것이 바로 비만 해결법. 체내 지방량이 감소해 체중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동맥경화를 해결해 주는 것도 운동이다. 핏속 콜레스테롤에는 좋은 것과 나쁜 것이 있다. 나쁜 것은 저밀도 콜레스테롤. 이것은 동맥 벽에 쌓여 동맥경화를 유발한다. 그러나 고밀도 콜레스테롤은 오히려 동맥 벽에 쌓인 기름 덩어리를 처리해 준다. 간으로 보내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것. 장기간 운동하면 나쁜 콜레스테롤은 감소하고 좋은 콜레스테롤은 증가한다.
◇운동은 당뇨 치료에 필수
당뇨 치료에도 운동은 식이요법과 함께 꼭 필요한 수단이다. 당뇨는 혈액 속에 있는 당이 세포로 들어가지 못해 생긴 병. 이때문에 혈당은 소변으로 빠져 나가는데도 세포는 영양실조에 걸려 있는 상황이다.
당뇨에도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이 나빠져 나타나는 소아형 당뇨, 또 하나는 인슐린 분비 기능은 정상인데도 이를 받아 들이는 세포의 능력에 문제가 있는 성인형 당뇨이다.
그 중 특히 '성인형'은 비만 같은 것 때문에 생긴다. 또 많은 연구에 따르면 운동을 잘만 하면 두가지 유형의 당뇨환자 모두의 혈당 조절 및 인슐린 감수성을 개선시킬 수 있다. 세포 내 인슐린 수용체의 수가 증가하기 때문. 또 근육의 영양분인 글리코겐 저장량이 증가, 혈당 조절을 원활하게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고혈압도 운동에는 고개 숙인다
고혈압은 당뇨병과 더불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성인병. 심 박출량 증가, 또는 총말초 저항의 증가 등 때문에 발생한다.
그러나 규칙적인 운동이 혈압을 낮춰 준다는 보고가 매우 많다. 운동을 하면 혈관이 확장되고 동맥의 탄력성이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따라서 혈관이 확장된 상태로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혈압이 낮아진다.
그렇다고 정상적인 혈압이 저혈압이 되거나, 저혈압이 더 악화되지는 않는다.
◇해법은 바로 유산소 운동
운동이 성인병에 좋다고 해서 아무 운동이라도 좋다는 말은 아니다. 웨이트 트레이닝, 100m 달리기, 전력 질주 등과 같은 무산소성 운동은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성인병의 치료와 예방에는 일정한 리듬을 유지하면서 일정 시간 지속할 수 있는 전신성 지구성 유산소 운동이 권장된다. 심폐 지구력 증진 운동이다. 빠르게 걷기, 러닝머신, 달리기, 수영, 자전거 타기 같은 것이 그것.
이럴 때도 갖춰야 할 절차가 있다. 어깨·허리·다리·관절 등이 최대한 잘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 운동(스트레칭), 본운동, 정리운동 순으로 해야 한다.
바람직한 강도는 약간의 호흡 곤란을 느끼면서도 상대방과 대화가 가능한 정도. 1주일에 3~5회, 매회 15~45분 정도가 좋다.
◇병증별 운동상 주의점
당뇨환자는 짧은 시간의 강한 운동은 삼가야 한다. 혈당이 급증하고 케톤이 생길 우려가 있기 때문. 운동 후에는 발을 꼼꼼히 살펴 손상 부위가 있는지, 물집이 잡히거나 세균 감염 흔적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고지혈증이 있는 경우 엄격한 식이요법과 함께 4개월 정도 운동하면 중성지방이 준다. 또 일년 정도 운동을 지속하면 콜레스테롤 수치에 변화가 온다. 이렇게 해도 변화가 없다면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전반적으로는 성인병이 있으면 심장발작·뇌졸중·저혈당 등 위험이 항상 따른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때문에 먼저 운동을 해도 좋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는게 올바른 순서이다.
글 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도움말 전재은 교수(경북대병원 순환기내과)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