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살개와 놀면서 표정이 밝아졌어요"천연기념물 368호인 삽살개가 치매, 정서장애, 자폐 등 정신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의 치료에 도움을 주고 있다.
대학교수, 대학생 등 25명이 참여하고 있는 사단법인 삽사리보존회 S.A.P(sapsaree and people)팀은 지난 20일 대구 동구 대구문화지원센터에서 자폐증 등 정신·정서장애로 고통을 받고 있는 아동 22명중 정도가 심한 4명을 대상으로 삽살개 치료를 실시했다. 정서장애아동들은 처음에는 삽살개와 자원봉사자들의 주위를 빙빙 돌며 무척 낯설어했다. 하지만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삽살개를 손으로 쓰다듬으며 조금씩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자폐아동보호자인 이모(41)씨는 "이상한 말이나 행동을 하면 다른 아이들이 놀아 주지 않아 자폐아동들은 항상 따돌림을 당한다. 삽살개는 아들의 말을 잘 따라주고 어울리기도 해 치료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 같다"고 신기해했다.
S.A.P 이동훈(25.경북대 유전공학) 팀장은 "구체적인 치료효과가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정신·정서 아동들이 삽살개의 친근하고 순종적인 모습에 빠지면서 의사소통과 대인관계에 적극성을 띠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서장애에 시달리고 있는 어른들의 경우도 삽살개를 매개로 공통의 화제를 만든 다음 서로간의 관계 형성에 도움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구시내 한 정신장애인들을 위한 단체에서 재활훈련을 받고 있는 전모(34)씨는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충격을 받아 정신병원 신세를 진 뒤 통근치료를 받던 차에 삽살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기분이 좋아지고 표정도 밝아지는 것 같다"고 이 치료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프로그램에 도우미로 참여하고 있는 간호사 조금이(30)씨는 "무표정과 무관심으로 매사에 적극성이 없고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꺼리는 것이 정신장애의 특징"이라며 "이 프로그램을 시작한 후 표정이 밝아지고 사람들에게 관심을 보이는 환자들을 보면서 치료의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동물을 이용해 정신장애를 치료하는 방법은 이미 20여년전 미국, 일본 등지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터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이며 특히 토종개의 붙임성을 활용한 것은 관심거리다. S.A.P는 앞으로 삽살개의 치료적 효과를 계속 연구하는 한편 교도소, 고아원, 양로원 등에서 외롭고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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