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00선 붕괴 증시 브레이크 파열

"국내적으로는 현대사태가 해결의 가닥이 잡히고 대외적으로는 반도체 경기정점 논쟁이 종결돼 미국증시에서 반도체 및 기술주 가격이 회복돼야 추세전환이 가능하다"

심리적 저지선이라던 종합주가지수 700선이 무너진 우리증시의 8월 향방에 대해 내린 전문가들의 결론이다. 그러나 이같은 조건들이 빠른 시일안에 갖추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게 이들의 전망이기도 하다.

따라서 다음달도 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은 있겠지만 추세전환을 위한 뚜렷한 호재가 없어 당분간 약세국면을 면치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650까지 하락한 뒤 반등시도=현재 국내증시는 자생력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들어 줄기차게 주식을 팔아온 기관들은 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상실한지 오래고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여력도 마찬가지다.

이같은 상태에서 우리증시를 이끌어온 유일한 세력인 외국인들까지 매도세로 돌아섰다. 지수 700이 무너진 지난 28일 외국인들이 팔아치운 물량은 무려 2천761억원어치. 이는 지난 3월9일의 2천997억원에 이어 올들어 두번째 많은 규모다.

문제는 이같은 외국인의 매도전환은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 관련 주가의 하락이 멈추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여기에다 외국인들의 매도물량을 받아줄 매수세력이 국내에는 없다는 점도 증시전망을 어둡게하고 있다.

마이다스에셋의 주식운영팀 이승문연구원은 "지수하락의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국내기관들은 거의 투자한도까지 보유하고 있어 외국인들이 쏟아내는 물량을 받아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기업들의 올해 실적이 매우 좋을 것이란 점이 추가적인 급락은 없을 것이란 조심스런 전망을 낳게 하고는 있다. 이같은 점을 종합할 때 지수는 전저점인 650선 언저리에서 바닥을 확인한 뒤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문제 해결이 관건=국내 증시불안의 원인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국내적으로는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현대사태와 정부정책에 대한 시장의 신뢰상실, 해외요인으로는 반도체 경기정점 논쟁으로 인한 반도체 관련주의 약세이다.전문가들은 이중 해외요인은 우리힘으로 어쩔 수 없는 것인 만큼 국내요인만이라도 하루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신증권 투자정보팀 이용주과장은 "다음달에는 기관들의 수익증권 환매부담이 많이 줄어들고 유상증자 물량도 거의 없어 수급측면에서는 새로운 악재가 없다"며 "내부적 악재만 해결돼 증시는 어느정도 안정을 찾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E◈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증권거래소의 8월중 유상증자 예정물량은 673억원으로 7월의 22%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무상증자 신주물량 역시 636억원 줄어든 118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자금시장 불안의 진원지인 현대건설의 자금난은 여전히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10조원 규모로 계획했던 채권전용펀드 조성액도 3조5천억원에 그치고 있는 등 자금시장 경색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문제만 풀리면 개방형 뮤추얼펀드 허용, 투신사 비과세신탁, M&A사모펀드 등 증시로 자금을 빨아들일 수 있는 방안들이 마련되어 있는 만큼 증시침체는 의외로 빨리 해소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鄭敬勳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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