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포츠 음료

1965년, 미국 플로리다대학 미식축구 선수단은 리그 우승을 위해 비밀 무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것은 경기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개발한 전해질 음료였다. 경기 중 흘린 땀으로 깨진 신체의 이온 균형을 신속히 회복시키고, 물보다 빠른 흡수로 선수들의 지구력을 개선하려 했던 것.

이 음료는 드디어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곧 상품화됐고 세계시장을 석권, 지금까지 가장 잘 팔리는 스포츠 음료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스포츠 음료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은 꽤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1940년대 중반부터 스포츠 과학자들은 운동 중 탈수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장시간의 운동 중에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 주면 몸 속 온도를 내려주고 경기력을 향상시킨다는 것이 알려진 것. 이렇게 해서 개발된 스포츠 음료가 이제 선수들뿐 아니라 일반인들에 의해서도 즐겨 마셔지고 있다.

◇물보다 빠른 흡수력

운동이나 격렬한 활동을 하면 신체는 열을 외부로 방출하기 위해 땀을 낸다. 그러나 땀은 물로만 된 것이 아니다. 그 외에도 나트륨(Na+) 칼륨(K+) 염소(Cl­) 등의 전해질로 구성돼 있는 것.

따라서 장시간의 심한 운동으로 땀을 많이 흘린 경우, 수분만 공급해 줘서는 문제가 생긴다. 세포외액의 나트륨 농도가 낮아져 수분이 세포 내로 이동해 혈액량이 감소한다. 이렇게 되면 혈압이 낮아지면서 허약감이나 근육 경련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약간의 나트륨과 포도당이 함유된 스포츠 음료를 마시면 이런 문제가 해결된다. 나트륨은 갈증 감각을 지속시켜 수분의 장내 흡수를 빠르게 한다. 뿐만 아니라 음료 안에 있는 포도당을 함께 운반해 빠른 속도로 인체가 에너지원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해 준다.

미국 스포츠 의학회에서는 운동 전후에 소량의 전해질과 2.5%(100㎖당 2.5g) 포도당이 함유된 음료의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스포츠 음료 꼭 마셔야 하나

그렇다면 땀을 많이 흘린 후에는 꼭 스포츠 음료를 마셔야 할까?

스포츠 영양 전문가들은 물 대신 꼭 스포츠 음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심한 운동을 하는 선수들에게는 효과가 뛰어나지만, 강도 높은 운동을 장시간 하지 않는 일반인들에게는 그다지 효과가 없다는 것.

특히 살을 빼기 위해 운동하는 사람들이라면 스포츠 음료에 5% 안팎의 탄수화물이 들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스포츠 음료를 마시면 살빼기 위해 운동을 더 해야 한다는 얘기가 되는 것.

더우기 대부분의 운동에서는 탈수 상태로까지 가는 일은 없으며, 운동 중 다시 공급해야 할 만큼 많은 나트륨이 빠져 나가는 일도 없다. 1시간 이상 지속되는 지구성 운동을 하지 않는 경우라면 스포츠 음료를 미실 필요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계명대 동산병원 서영성 교수(가정의학과)는 "신부전 같은 신장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나트륨 공급의 과잉이 문제이므로 물 대신 스포츠 음료를 마시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운동 전부터 물은 꼭 마셔라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에는 운동 전후와 운동 중에 물을 꼭 마셔야 한다. 그래야만 땀과 호흡으로 빠져나간 수분을 보충할 수 있다. 갈증을 느낄 때면 이미 탈수가 진행된 상태. 그러므로 운동 시작 20~30분 전 400~500㎖를 섭취해야 한다.

이때 물의 온도는 8~10℃가 적절하다. 그래야만 운동으로 뜨거워진 몸을 식힐 수 있다. 운동 중에도 10~15분 간격으로 100~200㎖의 물을 마셔야 한다.

음료수 속에 포함된 당분과 전해질의 농도가 높으면 위에서 장으로 이동되는 속도가 느려지므로 농도가 낮은 음료수가 바람직하다. 탄산음료 등에는 고농도의 당이 들어있기 때문에 운동 중에 마시는 것은 좋지 않다.

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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