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피서철 탈선 무방비

"나이를 물어보는 경우가 극히 드물어요"

4일 오후 포항시내 모 할인매장에서 소주와 담배를 사들고 나오던 한 고교생의 말이다.

요즘 할인매장·슈퍼마켓·편의점·잡화점 업주들이 경찰의 단속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않는 점을 노려 중고생들에게 마구잡이로 술이나 담배를 판매, 방학을 맞은 청소년들의 탈선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대규모 할인매장이나 피서지 주변의 슈퍼마켓에서는 연중 최대 성수기를 맞아 손님들이 붐비자'물건팔기'에만 급급, 성인과 미성년자 구분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고 있는 것.

대구에서 열차를 이용해 포항으로 왔다는 김모(17)군 등 남여 고교생 일행은 "포항역 인근 할인매장에서 술과 담배 등을 샀는데 나이를 묻거나 신분증 확인요청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 포항 고속·시외버스 터미널 주변의 상당수 가게에서도 청소년을 상대로 술·담배 판매행위가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같은 사정은 해수욕장과 계곡 등 피서지 주변에서는 더욱 심해 밤10시가 지나면 곳곳에서 청소년들이 술판을 벌여 만취한 청소년들간에 싸움질도 자주 벌어지고 있다.

포항 북부해수욕장 인근에 사는 박모(48·포항시 북구 두호동)씨는 "밤만되면 술에 취해 고성방가를 일삼거나 시비를 거는 청소년들을 쉽게 만날수 있다"며 "이들중 상당수는 인근 가게에서 사온 술, 담배를 드러내 놓고 즐긴다"고 말했다.

포항북부경찰서 관계자는 "술집, 식당 등 대중업소는 어느 정도 단속되는 편이지만 편의점이나 슈퍼마켓 등은 인력부족 등으로 단속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들어 현재까지 포항지역에서 청소년에게 술 담배를 판매했다가 적발된 업소는 모두 79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포항·朴靖出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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