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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못받고 잇단 퇴원 '병보다 더 깊은 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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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3시, 영남대병원 외과의 한 병실. 8개 병상 중 4개가 비어 있었다. 남아있는 환자들도 수술 뒤 조리까지 끝내고 퇴원을 준비하고 있었다. 지난달 30일 암수술 등을 받기 위해 입원해 있던 김모(47)씨 등은 눈에 띄지 않았다. "수술이 취소되자 대부분 퇴원하거나 장기 외출을 나갔다좭고 남아 있는 환자들이 알려줬다이 병원에 지난달 말 발가락 수술을 받기 위해 입원해 있던 장모(64) 할머니도 퇴원하고 없었다. 수술이 이번 달로 연기됐다가 또 전공의 파업으로 더 기약 없어지자 결국 병원을 나갔다고 했다.

계명대 동산병원에 위암 수술을 받기 위해 입원 중이던 70대 김모 할머니의 병상도 비어 있었다. 지난달 30일 오후에 만났을 때 "며칠만 기다리면 수술을 받을 수 있을 것좭이라고 했었지만, 김 할머니는 아무 치료도 받지 못하고 입원비만 축내고 퇴원했다고 주위에서 전했다.

지난 5일 영남대병원에 입원해 7일날 수술 받기로 됐던 김모(64) 할머니. "전공의 파업으로 수술을 할 수 없다좭는 병원측 통보를 받고 치료는커녕 입원도 못해보고 시간만 보내고 있다. 대장암 2기 판정을 받은 상태. "병원에서 일정이 잡히면 다시 통보해 주겠다고 했지만 전공의 파업이 끝날 기미도 보이지 않으니 답답하기만 하다좭고 가족들은 말했다.

병원들이 환자받기를 기피, 제대로 치료 받지 못한 채 이병원 저병원을 전전하다 숨지는 사건도 잇따르고 있다. 광주에서는 병원 의료기가 고장나 다른 병원으로 가야 했던 담도결석증 환자 박모(50)씨가 숨졌다. 인천에서는 입원을 거부당한 위염환자 정모(여·34)씨가 사망했다.

대형병원들에서의 전공의 파업이 벌써 12일을 넘기고 있다. 6월20일 시작됐던 1차 파업 때는 파업기일이 6일이었는데도 전국이 난리였다. 하지만 이번엔 일반 시민들도 만성이 돼 눈길 조차 제대로 주지 않고 있는 가운데 상황은 그때 보다 2배나 나빠졌고, 더 많은 환자들이 갈곳을 못찾고 있는 것이다.

지금 대형병원들의 병실은 이미 수술이 끝나 회복기에 있는 환자만 지키고 있을 뿐, 수술 받기 위해 기다리는 환자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이때문에 가장 크게 위기를 맞고 있는 사람들은 암 같이 수술을 지체해서는 안되는 환자들. 중소병원들은 진료를 계속 중이지만, 이들은 대형병원이라야 감당할 수 있다. 이들을 더욱 절망케 하는 것은 병이 아니라 바로 사람이다.

임시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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