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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기억에 관한 영화"라고 말문을 열었다.최근 시사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여 감독은 "사랑은 기억의 잔상"이라며 "이 때문에 카메라 무빙을 극도로 자제하고 전시장에 진열돼 있는 사진과도 같은 기억을 반추해 보려 했다"고 말했다.

프랑스 '누벨 이마주'의 선두주자 장 자크 베넥스 감독의 '베티블루 37°2′'를 연상케 한다는 물음에는 "사랑에 관한 영화"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서울대 철학과 출신인 그는 연출자, 영화 프로그램 MC이자 '너에게 나를 보낸다', '박봉곤 가출사건', '이재수의 난', '주노명 베이커리' 등에 직접 출연한 배우이기도 하다.

살인범, 좀도둑, 창녀, 행려병자 등 사회의 낙오자인 삼류인생을 화자로 선택해온 여 감독이 이 영화에서 주제로 삼은 것은 사랑. 그러나 견고한 일상에 묻혀 아무것에도 반응하지 않는 우리 '몸'에 대한 반성에 기초한 사랑을 그려냈다.

그런 만큼 당연히 실험적인 작품이란 인상. 이에 대해 그는 "안은미씨의 몸 연출을 통해 극단적인 차별성을 실험해 봤다"고 말했다.

스크린의 바탕색을 온통 흰색으로 유지한데 대해 그는 "컬러풀한 색감을 배제한 것은 움직이는 두 배우의 '몸'에 시선이 집중되도록 하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한 뒤 "이 영화는 따라서 스토리를 따라가는 영화가 아니고 한순간 스쳐 지난 여자에게서 받은 인상, 혹은 문득 느껴지는 사랑의 감정의 순간을 포착해 이미지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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