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철이 아닌 여름인데도 전세집 구하기가 어렵다. 세입자가 선호하는 소형아파트의 전세가격은 지난 98년보다 50~70%나 올라 계약을 갱신해야 되는 세입자들에겐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공급이 부족하고 가격까지 올라 세입자들이 평수를 줄이거나 외곽지역으로 옮겨가는 일까지 빚어지고 있다.
본격적인 이사철이 되면 전세물량이 더욱 부족할 것으로 우려된다. 대구지역의 전세시장 동향과 전세난의 원인과 대책 등을 짚어본다.
▨시장동향=주거 선호 지역으로 꼽히는 수성구는 전세구하기가 가장 어려운 곳. 이 지역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공급이 수요의 10분의1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시지지구 32평형의 경우 98년 4천100만원이었으나 현재 7천만~7천5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달서구 용산지구의 32평형 아파트는 2년전 4천500만~5천만원이었으나 현재 7천만~7천500만원으로 올랐다. 칠곡지구의 경우 32평형이 5천만~6천만원으로 2년전보다 1천만원 정도 상승했다. 이 지역 거산공인중개사무소 길경미 실장은 "올 봄보다 공급물량이 줄었고 대부분 전세 수요자들이 예약을 한 상태에서 대기 중"이라고 말했다.
상인·대곡지구도 마찬가지. 25평형의 경우 2년 전 3천만~3천500만원이었으나 요즘은 5천만원으로 올랐고 이 마저 공급이 부족하다. 동서공인중개사 박종규 소장은 "전세수요는 하루 20여건에 이르나 공급량은 1, 2건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여기에 이사시기를 4~5개월씩 앞둔 세입자들까지 미리 전세집을 확보하려는 가수요까지 일어 전세난을 심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단독주택은 전세난의 '무풍지대'. 세입자들이 심각한 전세난 속에서도 단독주택은 외면하고 있다. 단독주택의 전세가는 2년 전과 비슷한 수준. 칠곡지구의 경우 방3칸, 욕실(2개)이 있는 독채전세는 3천500만~4천만원이다.
▨전세난의 전망과 원인=대부분 중개업자들은 결혼 및 이사철인 가을이면 전세가격이 현재보다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전세가격이 이미 매매개가 70~80%에 육박한 만큼 소폭 인상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소형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전세난은 소형 공급감소와 젊은층의 전세선호 등에 근본 원인이 있기 때문에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연간 공급가구수 중 소형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이 97년 43.5%에서 지난해 34.5%로 크게 줄었다. 특히 대구지역에는 주택경기 침체로 IMF(국제통화관리기금)구제금융 사태 이후 아예 신규 공급량 자체가 줄어 상황이 더 심각할 수도 있다. 올 하반기 대구지역에 준공예정인 아파트는 북구 관음동 '관음동화', 동구 신서동 '신서동신' 등 모두 1천300여가구에 불과하다.
▨대책은 없나=스스로 정보를 찾아 발로 뛰는 노력이 필요하다. 중개업소에만 의존하지 말고 법원경매물건이나 주차공간을 갖춘 빌라를 찾아보자. 특히 다세대나 단독주택의 전세가격은 아파트 전세가의 70~80%수준으로 부담을 줄일 수 있다.무주택 서민의 경우 즉시 입주가 가능한 민영 및 공공기관의 임대아파트나 준공된 분양아파트 가운데 미분양을 물색해 구입하는 것도 대안이 될 것이다. 주택공사 대구·경북지사 김창기 판매관리부장은 "국민주택기금이 융자되는 아파트를 골라 전세금을 보태고 낮은 대출이자로 주택금융 대출을 받아 이 기회에 집을 장만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고 조언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아파트전세난과 관련, 정부가 공급물량이란 숫자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지역별, 크기별, 소득별 수급에 맞춰 주택행정을 세심하게 수립하고 시행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金敎榮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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