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참된 봉사 의미 되새기는 곳

'집 근처 관공서나 별로 일이 많지 않아 보이는 기관에 가기, 봉사활동 하러 왔는데요라고 외치기, 힐끔힐끔 눈치 보며 시간 때우기, 확인서 받기'

이번 여름방학 때도 이같은 봉사활동을 한 학생이 적잖을 것이다. 자원봉사를 하고 그 기록을 생활기록부에 남기는 일은 분명 나쁘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갈수록 형식적으로 변질돼 봉사활동의 참된 의미마저 해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17일부터 대구 침산사회교육관에서 열린 여름 청소년 봉사학교. 이곳을 찾은 학생들은 적어도 이런 그릇된 현실에서 벗어나 사회봉사의 참된 의미와 자아발견까지 도움을 받는 유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3일 동안 모두 21시간. 몸으로 하는 봉사활동은 7시간이지만 모든 시간을 봉사활동으로 인정해줄 만큼 알찬 내용을 담고 있다.

17일에는 청소년 발달상담학회 김사훈 연구원의 강의 듣기. 자신이 누구인지를 바르게 깨닫기 위해 실제적이고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다. 남을 위해 봉사하기 전에 자신을 바르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고려한 것이다.

18일 오전 대구가톨릭대 박승길교수의 강의. '청소년과 사회 봉사'를 주제로 한 강의를 들으며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존재와 봉사의 의미를 되새긴 뒤 오후 성보재활원 봉사활동.

19일에는 글로발어학원 김인삼 영어교수부장의 '영어공부와 미래 준비' 강의를 들으며 자신의 미래를 위해 어떤 것들이 중요하며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는지 고민해보고 애망원 봉사활동.

얼핏 복잡하지도, 대단하지도 않아 보이는 프로그램이지만 학생들의 변화되는 모습이 짧은 일정에도 눈에 띈다는 게 교육관 측의 전언이다. 교육관 관계자는 "단순히 몇 시간 동안 봉사활동을 하느냐에 관심을 둘 게 아니라 어떤 프로그램으로 어떤 장소에서 무엇을 하느냐를 꼼꼼히 살피고 지도해줘야 봉사활동의 원래 취지가 살아날 수 있다"고 행사 마련 의도를 설명했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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