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서 3박4일간의 짧은 일정속에 꿈에도 그리던 가족 친지를 만나고 돌아온 이산가족들은 한결같이 평양은 깨끗하고 질서있는 곳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남동생 병(60)씨와 재회한 선우춘실(72.여.부산시 사하구 괴정동)씨는 능라도를 관광했다며"능라도 모래사장속에 손을 쑥 넣으면 조개가 한줌씩 잡혀 끓여 먹곤 했는데…"라며 어린시절 그곳에서 뛰어놀던 때를 회상했다.
선우씨는 "평양거리는 비교적 깨끗하고 조용한 가운데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유독 많았으며 교통신호를 철저히 지키는 질서정연한 모습이었다"며 "특히 고려호텔에서 바라본 저녁풍경은 불빛이 별로 없어 참으로 적막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50년만에 헤어진 아내를 만나고 돌아온 김일선(81.부산시 사하구 하단1동)씨는 "50년전의 평양은 지금과 많이 달라져 있었으며 사람과 자동차는 많지 않은 대신 도로변에 심어진 가로수들이 잘 가꾸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동강 다리는 옛모습 그대로 였으나 강물은 오히려 한강보다 오염된 것 같았다"며 "북측 안내원의 대동강에서 팔뚝만한 잉어가 수시로 잡힌다는 말은 다소 과장된 것으로 들렸다"고 말했다.
50년만에 다시 맛본 평양냉면에 대해 "옛맛 그대로인 것 같으면서도 육수에서 미묘한 차이가 느껴지는 것이 20대때와 입맛이 달라져서 그런것 같다"며 세월의 흐름에 변해버린 입맛을 탓했다.
숙소였던 고려호텔 종업원들에 대해 김씨는 "고급호텔 종사자인 때문인지 매우 친절하게 맞아주었다"면서 "그러나 말끝마다 위대한 영도자…운운할때는 이질감과 함께 부자연스러움을 느껴 곤혹스러웠다"고 말했다.
이기종(67.부산시 부산진구 범천동)씨는 "지금의 평양은 과거와 달리 고층 건물들이 즐비했으며 시민들도 피상적으로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활기차 보였다"며 "특히 양장에 양산을 쓰고 한껏 멋을 내고 다니는 여자들의 자유로운 모습에서 잘못된 평양의 인식을 바로잡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李相沅기자 seagul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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