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외계에서 곤충모양의 기생동물이 지구로 날아든다. 기생동물은 소나 돼지의 몸에 침투해 인간에게 잡아먹히길 기다린다. 음식을 통해 인간의 몸 속에 들어간 외계 기생동물은 결국 인간의 뇌 속에 침투, 인간을 마음대로 좌지우지한다'.공상과학영화에나 등장할 이야기가 현실에서 가능하다면. 외계 생명체는 아니지만 인간에게 침투해 성격적 변화를 야기하는 생물체가 발견됐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최근 과학전문지에 흥미로운 결과를 발표했다. 톡소플라즈마(Toxoplasma)라는 일종의 원생동물은 중간 숙주인 쥐에 침입한 후 뇌에 영향을 주어 고양이를 두려워하지 않게 만든다는 것. 고양이는 기생체인 톡소플라즈마의 최종 숙주다. 결과적으로 톡소플라즈마는 쥐가 고양이의 먹이가 되기 쉽게 만들어 자신이 최종 숙주에 들어가기 쉽도록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다양한 냄새를 담은 미로를 만들었다. 미로 안에 고양이와 토끼 오줌, 풀잎, 쥐가 내는 냄새를 곳곳에 묻혀놓은 뒤 쥐를 풀었다. 정상적인 쥐는 고양이 오줌 냄새가 나는 곳에 가길 꺼리는데 비해 톡소플라즈마에 감염된 쥐는 고양이 냄새가 나는 곳에도 용감하게(?) 찾아갔다. 물론 감염된 쥐의 후각은 정상이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톡소플라즈마는 쥐의 행동을 바꾼 것일까. 과학자들은 기생체가 분비하는 물질이 쥐의 신경전달 물질의 작용을 교란, 쥐가 '위험'이라는 감정을 갖지 못하도록 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톡소플라즈마가 사람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기생체라는 점. 지구상 인구의 절반 정도는 기생체가 생성한 포낭을 머리 속에 가지고 있다. 포낭은 톡소플라즈마가 잠복한 형태로 일반적인 경우 별다른 피해를 주지 않는다. 그러나 에이즈 환자처럼 면역체계가 크게 약화된 사람의 경우 치명적일 수도 있다.
실제로 톡소플라즈마 감염자와비감염자의 심리를 조사한 결과 근소하지만 통계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감염자는 비감염자에 비해 자책하는 성향이 높고 불안감도 많이 갖는다는 것. 남녀간 성격차이도 컸다. 남성 감염자의 경우 질투심과 의심이 많아지는 반면 여성 감염자는 보다 외향적이고 인정이 많다는 통계 결과가 나왔다.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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