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술이 1839년 프랑스에서 처음 발명됐을 때 역사화가인 들라로슈는 "화술(畵術)은 이제 끝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연 회화가 끝났는가?
또 시인 보들레르는 "예술은 자연의 정확한 재현 이외 아무 것도 아니다. … 신은 인류의 소망을 받아들여 다게르에게 사진을 보냈다"고 말했다.
디지털 이미지가 출현한지 10년째이다. 디지털이 나오면서 "아날로그는 끝났다"고 아우성이었다. 과연,사진에 있어서 디지털 때문에 아날로그인 은염(銀鹽)사진이 끝이 날까? 160여년전에 회화가 끝이 났다고 했을 그때와 너무나 비슷한 질문을 지금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다.
하지만 현대미술의 메카인 뉴욕을 보자. 끝이 날 것 같았던 아날로그사진이 다시 뜨고 있다. 근간에 뉴욕 타임즈의 문화면 특집을 보면 지금 뉴욕은 사진세상이다. 전통적인 아날로그사진인 세계적 풍경사진가 엔셀 아담스의 은염사진이 고가에 매매되고 있으며,뉴욕 소호 갤러리의 반이상이 사진전을 열고 있다. 얼마전 인기 상한가 작가인 제프 쿤스의 누드 사진작품은 170만불에 팔렸을 정도다. 이런 현상들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디지털사진은 조작과 변경이 가능해서 아날로그사진에 비해 예술성과 가치가 떨어진다. 가끔 사진을 공부하는 학생들 중엔 쉽게 사진에 접근하기 위해 컴퓨터를 이용하려는 것을 보게되는데, 내 경우엔 이를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다른 예술분야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사진은 기초가 튼튼하지 않으면 어떤 새로운 매체를 이용해 작업을 하더라도 보는 이로 하여금 감동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하더라도 디지털사진은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으며,컴퓨터의 발달은 디지털 카메라의 보급과 함께 사진영상의 대중화를 가속시키고 있다. 21세기의 사진은 전통적인 은염사진 160년의 지혜와 디지털 10년의 에너지를 보완시켜 사진표현의 영역을 무한히 넓히면서 사진의 정통성을 살려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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