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기철 신작시집 '내가 만난 사람은…'

시인 이기철(57·영남대 교수)씨가 신작 시집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민음사)를 펴냈다.

72년 등단이후 열번째 시집. 30년 가까운 시력에 한 획을 긋는 이번 시집에서 그는 변함없이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을 노래한다. 남들이 자칫 상투적인 것이 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는 여전히 자연을 노래한다. 그의 시는 그러한 상투성을 밀어내고 시를 생기 있게 하는 힘이 있고 노력이 있기 때문에 떳떳하다.

그래서 시인은 "이 세상에 살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은/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가에 꽃모종을 심는 일이다/…/그러고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남아 있다면, 그것은/이미 꽃이 된 사람의 마음을 시로 읽는 일이다"('내가 바라는 세상'에서)라며 시를 쓰는 사람으로서 해야할 일을 담담하게 털어놓는다.

시인에게 자연의 의미는 풍물의 구체적인 시적 포착보다는 그것이 암시하는 삶의 방식, 그것의 도덕적 교훈에 더 큰 무게가 실리는 듯하다. 그래서 그의 시는 인간성 상실의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원초적 삶의 회복으로 이끄는 자연의 놀라운 치유력을 깨닫게 한다.

왜 그가 자연을 노래하는지 시집 머리에서 나타난 시인의 고백에서 잘 알 수 있다. "나를 스쳐간 바람과 강물의 이름 불러 시를 쓴다. 그것들이 내 시의 모세혈관이요, 내 사색의 목록이기에 시를 쓰며 살려 한다"고.

徐琮澈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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