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총재를 반통일분자로 음해하는 '불온전단'대구살포사건을 둘러싼 여.야간의 성명전, 경찰의 경솔한 처사로 빚어진 일련의 사태는 극히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지난번 서울의 호텔내부에 뿌려진 삐라사건이 채 해결되기도 전에 또다시 한나라당의 대구집회에 맞춰 뿌려진 것으로 미뤄봐 이는 야당을 음해하려는 조직적인 세력에 의해 자행된 소행으로 일단 추정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경찰은 이번 기회에 철저한 수사로 누가 이런 짓을 저질렀는지 반드시 밝혀내줄 것을 당부한다.
이회창 총재가 여당의 일반적 대북정책에 대해 상호주의를 주장했다고 해서 그를 '6.15 남북공동선언발표로 겁먹고 상호주의 안보타령 운운하며 반통일 반민족적 행각을 보이는 이회창은 민족의 심판을 받을 것'이란 전단내용은 머리끝이 섬뜩한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것이다. 이건 필시 최근 통일논의에 편승, 우리사회에 은거하고 있던 '체제전복 내지 혼란세력'의 준동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이런 삐라.전단이 서울에 이어 대구에서도 수천장 뿌려졌는데도 그 실체조사는 뒤로 미루고 여당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야당의 자작극'이라며 되레 덮어씌우고 있는 작태는 실로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설사 현지경찰의 수사내용을 토대로 낸 성명이지만 국정을 책임진 여당으로선 설사 그게 자작극이라해도 좀 더 추이를 지켜본 후 상응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 또 사회불안을 야기하는 이런 유의 불온 삐라나 전단이 난무한다는 그 자체는 그만큼 국법질서가 어지럽다는 반증으로 국정을 책임진 여당은 오히려 우려해야 하고 치안질서를 제대로 못잡는 검.경을 일단 질책하는게 순서요 순리이다. 그런데 단 냄비처럼 국정의 동반자인 야당을 무슨 조작이나 일삼는 집단이나 되는양 몰아세우는 태도는 차제에 대오각성해야 할 것이다. 뭐니뭐니해도 이번 정쟁(政爭)의 빌미를 제공한 경찰은 그 책임을 면할 길이 없어보인다. 수사도 제대로 안한채 그런 전단이 없었다면서 되레 한나라당의 입수경위를 수사하겠다며 대구경찰청장이 회견까지 자청한 건 실수로 용납될 문제가 아닐듯 싶다.
이게 뒤늦게나마 전단이 나왔기 망정이기 그렇지 않았다면 가뜩이나 시끄러운 정쟁에 기름을 부은 것이나 다름없을뻔 했다. 더욱이 서울 삐라사건도 처음엔 경찰이 그런 사실이 없었다고 했다가 뒤늦게 사실을 인정, 수사에 나선 패턴을 대구경찰이 답습한 인상마저 주고 있어 '권력을 위한'이라는 오해의 소지마저 남기고 있어 경찰이 왜 이리 경솔했는지 참으로 아리송하다. 우선 급한 건 전단의 살포경위와 그 진원지를 밝히는 것이다. 대구경찰의 명예를 걸고 그 범인을 반드시 색출해 줄것을 거듭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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