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하루라도 빨리 열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다. 그 과정의 하나로 영수회담이 필요하다면 이것도 인정한다. 여야 모두의 입장도 같다. 그런데 문제는 영수회담을 둘러싼 방법을 놓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면서 시간을 끌고 있는데 있다. 이는 국민으로부터 용서를 받기 어려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결론부터 먼저 말하자면 영수회담도 조건 없이 열어야 한다. 야당총재가 '조건없는 영수회담'을 주장한다고 해서 하는 소리가 아니다. 국민의 소리가 국회도 조건없이, 하루라도 빨리 개원하라는 것인만큼 영수회담 정도야 더 그래야 할 것 아닌가. 여당이 영수회담전에 중진회담을 열어야 한다느니 "당끼리 협의해 총재들이 얼굴을 붉히는 일이 없을 정도면 그때 회담을 건의할 것"이라느니 하면서 시간을 끌고있기 때문이다.
야당이 열자고 하는 데 장외정치의 빌미를 제공한 여당이 여러 조건을 가지고 시간을 끄는 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논리적으로도 여당이 그동안 야당의 장외정치를 비난 했다면 야당을 장내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을 보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 아닌가.
여당은 국회법 날치기통과에다 선거부정축소 및 비용실사 개입의혹, 한빛은행 불법대출 사건등 여당이 장외정치의 구실을 제공한 것이 아닌가. 그런데도 국회를 하루라도 빨리 정상화 시키라는 국민의 여망을 등에 업고 야당압박에 나선다는 것은 여당으로서 할 자세가 아니다. 특히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캐치플레이즈로 내걸면서 민주주의를 어느정권보다 강조하고 있는 정권이 아닌가.
여야는 새천년을 맞아 상생의 정치와 대화와 타협이 있는 민주정치를 하겠다고 약속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정치는 불신과 거짓이라는 상극의 정치가 대세였다. 여당은 청와대만 쳐다보면서 소위 가이드라인에 스스로 묶이는 한계정치를 하고 있다. 이래서는 안된다는 자체비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보스형이라는 구태의연한 스타일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야당은 이러한 여당의 생태를 이유로 여당이라는 제도를 이용하기 보다는 대통령이라는 사람만 보고 정치를 하려고 하고 있다. 이게 무슨 상생이고 대화와 타협인가.
여야는 더이상 국민을 실망시키지 말라. 협의가 안된다면 여야 어느쪽이든 차라리 지금까지 내세웠던 요구사항을 스스로 포기하고 국회를 정상화시키는 큰정치를 보여라. 그러면 국민은 그것을 기억할 것이다. 이런 것이 정치발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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