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 대선 D-35TV토론 승패 갈림길

D-35. 미국 대통령 선거가 이제 35일 남았다. 더욱이 한국시간 4일(현지시간 3일)엔 첫 후보 토론회가 열림으로써 대선의 마지막 승부처가 될 전망.

◇승패 갈림길=이번 토론회가 특별히 주목 받는 것은 고어.부시 두 후보가 워낙 박빙의 승부를 벌이며 시소게임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 여론조사 조차 초기 부시 우세에서 고어 우세로 반전된 뒤 지금은 다시 박빙의 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래서 이번 첫 토론회는 그 내용에 관한 관심이 문제가 아니라, 곧바로 당락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고어의 관록과 부시의 인간적 매력이 불꽃튀는 승부를 펼칠 전망.

◇토론회의 진행=올해 대통령 후보 토론회는 모두 3번 열린다. 3일(이하 현지시간 기준)의 보스턴의 매사추세츠 대학, 11일의 윈스턴-세일럼(노스 캐롤라이나 주) 웨이크 포리스트 대학, 17일의 세인트 루이스(미주리주) 워싱턴 대학 등. 부통령 후보 토론회는 5일 켄터키주 댄빌에서 한 번만 개최된다.

첫 토론회는 두 후보가 연단에 서서 발언하는 전통적인 방식. 나머지 토론회는 후보들이 사회자와 함께 둘러 앉아 하는 토크쇼 형식이며, 특히 세번째 때는 청중들이 후보에게 질문하는 마을 공청회 형식이 추가된다.

각 토론회는 미국 동부시간 기준 밤 9시부터 90분간 계속된다. 첫회는 한국시간으로 4일 오전 11시. 또 3회 모두 공영 방송인 PSB의 앵커 짐 레러가 사회를 맡는다이번 토론회에는 전국적인 여론조사에서 15% 이상의 지지를 받은 후보들에게만 참가를 허용, 부시와 고어만 참가한다. 군소정당 후보인 녹색당의 네이더와 개혁당의 뷰캐넌은 지지율이 1~4%에 불과하다.

◇두 진영의 대비=고어는 지난달 30일부터 플로리다주 사라소타에서 토론회 자료를 챙기고 백악관 참모 출신을 내세운 모의 토론회를 갖고 있다. 이곳은 고어가 1996년 부통령 후보 토론회를 준비했던 곳. 또 고어는 30~40회에 이르는 토론회 전력이 있어 느긋한 상태이다.

이에 반해 부시는 토론회 경험이 고작 12회에 불과해 토론에 관한 한 고어 보다 한수 아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부시 진영은 지난달 29일부터 고향 텍사스의 목장에 임시 강당을 꾸미고 가상 질문자들의 질문공세를 받아내는 예행 연습을 거듭하고 있다. 실전 처럼 사회자와 TV 카메라까지 동원한 90분짜리 모의 토론회도 갖는 등,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토론 쟁점=이번 토론회에서는 낙태문제와 유가대책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국제 원유가 문제와 관련해서는, 부시가 전략비축유(SPR) 방출 문제를 '고어 선거용'이라고 강력 비난하고 있다.

낙태가 문제된 것은 미국 FDA(식품의약청)가 지난달 28일 먹는 것만으로도 낙태를 할 수 있는 낙태제 RU-486를 공식 승인한 때문이다. 이 약은 낙태 찬반과 관련된 정치적 논쟁으로 미국 시장에서 판매가 금지됐었으며, 낙태의 공식 허용 여부 시비는 1973년 이후 계속돼 왔다.

그 후 낙태를 지지하는 고어는 만족을 표시한 반면, 반대주의자인 부시는 즉각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오락가락 여론조사=최근 CNN-USA투데이-갤럽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 부시와 고어는 박빙의 차이를 왔다갔다 하고 있다.

여론 조사 결과는 한국시간 9월1일의 공화당 전당대회를 전후로 부시가 고어를 앞서 나갔지만, 16일의 민주당 전당대회와 노동절을 전후해 고어가 역전했다. 그러던 것이 최근 며칠 사이 부시가 고어를 1~3%P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가, 최근엔 다시 혼조 국면을 보이고 있다. 오차범위가 ±4%여서 단지 몇% 차이는 아무 의미가 없는 것.

이에 대해 뉴욕 타임스는 여론조사가 표본 추출, 설문 형태, 수치 해석 등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다고 지적, "어느 누구도 앞서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토론회의 역사=1858년 당시 하원의원이던 링컨이 일리노이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 현역인 더글러스 의원과 노예 제도와 연방제 등을 주제로 7개 도시를 순회하며 설전을 벌인게 효시. 대통령 선거에는 1948년 처음 등장했고, 1976년 카터와 포드 선거전 때부터는 고정 메뉴로 정착했다.

토론회의 위력은 1960년에 특별했다. 케네디와 닉슨이 예측할 수 없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던 중, TV토론회를 통해 정력적이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유권자에게 각인시킴으로써 케네디는 불안하게 보인 닉슨을 물리치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국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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