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드니'를 배우자-흑자 올림픽…

이제 세계 모든 체육대회 개최의 전제 조건은 흑자 여부라고 할 수 있다.

80년대 이후 불기 시작한 올림픽, 아시안 게임, 유니버시아드 대회 등의 '상업화 바람'은 수많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세월이 거듭할 수록 노골적인 장사수단으로 바뀌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만난 수많은 외국 기자들이 88년 서울 올림픽때 받은 혜택을 그리워할 정도로 시드니 올림픽은 상업성이 판을 쳤다. 하지만 시드니는 엄청난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시재정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03년 대구에서 열리는 유니버시아드 대회는 참가국이나 경기종목, 선수단 규모 등에서 올림픽에 비해 3분의 1도 되지 못하지만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 참가 선수단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어떻게 흑자 대회로 만들 것인가가 중요하다.

현재 대구 유니버시아드의 경우 가장 곤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는 것은 교통문제, 시드니 올림픽은 충분한 지하철망과 대형 버스를 동원해 선수단을 이동시키고, 철저한 사전통제로 큰 불편을 겪지는 않았다.

특히 경기장 주변도로에는 처음부터 출입이 허가된 차량을 제외하고는 어떤 차량도 진입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차단해 선수단 수송을 도왔다. 그리고 4만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을 시내 외곽도로에까지 배치해 편의를 도왔으며 선수촌과 MPC(Main Press Center), IBC(International Broadcasting Center) 등에서는 각 경기장은 물론 인근 지하철역과도 연결되도록 교통망을 짜 이동에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이번 시드니 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게 된 또 다른 요인중 하나는 자원봉사자들의 활용. 4만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은 교통, 경기장 출입 등 모든 방면에서 활용됐는데 점심만 제공하는 무임봉사여서 흑자 대회로 이끄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들은 '올림픽에 봉사하는 것만으로 보람을 느낀다'고 할 정도로 맡은 일에 충실했는데 오히려 고지식할 정도로 원칙에만 충실, 선수단과 기자단, 각국의 임원들로부터 불평을 샀을 정도.

다만 시드니대회의 경우 공용어가 영어이기때문에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자원봉사자로 참가할 수 있었지만 대구의 경우는 영어에 능통하거나 불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등 언어특기자를 자원봉사자로 선발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특히 선수촌과 MPC, IBC 등에는 최소한 1명 이상씩 여러 언어 사용자를 배치해 어떤 경우에도 언어 소통에 따른 불편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또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대구를 세계에 알리는 중요 역할을 하는 만큼, 기자단에 대한 배려도 중요하다. 사실 시드니 대회는 기자단에게는 엄청난 비난을 들었을 정도로 부실한 대회중 하나였다.

컴퓨터의 절대량이 모자랐고, 특정회사의 소프트웨어를 구입해야 인터넷에 접속이 가능했다.

올림픽 파크와 달링 하버에 있는 프레스 센터를 제외하고는 경기장이나 기자촌 등에는 늘 컴퓨터가 모자라 다른 사람의 사용이 끝날 때까지 오래 기다려야하는 불편에 시달렸다. 이런 문제는 각 PC방이나 큰 사무실 등을 지정해 기자들이 노트북만 있으면 어디서나 기사를 전송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지화기자 jjhw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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