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세계 특히 미국에게 후세인은 눈엣가시 같은 존재. 그를 제거하기 위해 암살단을 보내기도 했고, 그를 압박하기 위해 거의 10년 동안 이라크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가해 왔다. 이로 인해 이라크에서는 수많은 어린이들이 피폐한 경제, 심각한 식량난, 생필품 부족 등으로 죽어가고 있다.
◇새로운 분위기=후세인 제거를 명분으로 하는 이라크에 대한 서방 세계의 제재가 평화를 위한 수단인가, 이라크 국민을 아사로 몰고 가는 명분 없는 제재인가 하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 왔다. 이런 가운데 이라크에 대한 유엔의 제재조치를 무시하고 여러 나라들이 이라크에 항공기 운항을 재개해 미국이 크게 당황하고 있다.
또 눈길을 끄는 것은 이란과 이라크 간에 일고 있는 화해 분위기. 양국은 8년 동안의 전쟁(1980~88) 후 지금까지 12년 동안이나 전쟁포로 문제를 놓고 서로 비난하는 등 앙숙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양국 수뇌들이 3년만에 다시 만나는 등 평화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것.
심지어 미국 의회 내에서까지 이라크 경제제재를 풀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앞으로의 흐름이 주목된다.
◇항공기 운항 재개=프랑스는 지난달 22일 미국.영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도주의적 목적의 항공기를 이라크에 보냈다.
그 다음날엔 러시아도 재계.언론계.예술계 인사 등을 태운 항공기를 운항시켰다. 러시아는 한술 더 떠 미국의 이라크 제재조치 반대 행동의 하나로 바그다드에 러시아 문화센터를 개설하는 협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밖에 이집트.모로코.수단 등이 항공기를 운항시킬 예정이다. 시리아.아이슬란드.인도 등도 항공기 운항 재개 의사를 표명해 놓은 상태. 항공기 운항은 이라크에 대해 문을 연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라크는 "유엔 제재가 파괴되기 시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지즈 부총리는 특히 "여러 나라가 항공운항 재개를 통해 미국에 반발하고 있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이라크 정부는 이제 항공운항 제재가 거의 해제됐으며, 이제 곧 제재의 붕괴가 뒤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곤혹스러운 미국=동맹국들의 이같은 '배신 행위'가 미국을 당황케 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미국 의회 내에서 조차 이라크에 대한 제재조치 철회 주장이 제기되고 있을 정도. 정부로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의 게젠슨 의원은 국제관계위원회 청문회에서 "미국은 전 세계의 현실을 고려해 정책을 실현해야 한다"면서 미국 정부의 이라크 제재조치에 반대론을 폈다. 또 갈먼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위원장도 정부의 방침을 비판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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