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는 10일 노동당 창건 55주년을 앞두고 남한의 정부와 정당, 사회단체 대표들과 개별인사들을 평양에 초청한 것은 적절치 못한 처사다. 북한이 정부.정당.단체대표 합동회의 이름으로 '남북의 각계 인사들이 서로간의 접촉을 통해 민족의 미래를 위한 실천 방안을 모색하자'는 초청편지와 함께 남한의 각계 인사들을 초청한 것은 우리 정부 입장이나 한국 국민의 정서는 전혀 고려치 않은 것이다. 북한은 과거에도 연례행사처럼 정당단체 연합회 등의 이름으로 8.15축전 운운하며 여러차례 만나자고 제의한바 있다. 그러나 그같은 제의는 통일전선전술의 일환이었을 뿐 진정 화해를 위한 제의는 아니었었다.
그런만큼 비록 남북간의 대화를 하면서도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대화만은 외면하려 드는 저들이 굳이 노동당 창건 기념일에 초청하는 의도를 순수하게 받아들일수만은 없는 것이다. 더구나 북한 노동당은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정당임을 감안한다면 노동당 초청에 더욱 거부감을 갖게된다.
노동당 규약은 당면 목적을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과 인민민주주의 혁명과업을 완수하는 것'으로 하고 최종 목적으로 '온 사회의 주체사상화와 공산주의 사회건설' 하는 것으로 못박고 있다.
남한을 전복, 적화통일을 당 이념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만큼 노동당이 지금의 당 규약을 개정하지 않는 한 노동당 기념일에 우리 정부.정당.사회단체가 축하하러 가는 것은 우리 국가의 정체성을 스스로 망각하는 처사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일부에서는 6.15공동선언의 정신에 따라 각계각층의 교류를 활성화 하려는 뜻으로 이번 초청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수 있지 않느냐는 시각도 없지 않지만 현 시점의 남북한 관계를 살펴본다면 북한측의 이번 제의는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지 않아도 남북한 사이에 자주 만나는 빈도에 비해, 또 남한측이 북한에 베풀어 주는데 비해 그 성과가 너무나 미미하다는 불신감이 남한 국민 사이에 팽배한 판에 또 이같은 이벤트성 제의를 한다는 것은 스스로 남북대화의 판을 깨자는 의도로 밖에는 볼수없다. 결론적으로 북한의 이번 초청은 남한 내부의 갈등을 유발하고 남북회담이후 남한 사회의 분위기를 시험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 것이다.
북한이 자기네 말처럼 진정 화해와 통일 분위기를 조성키 위해 이번에 초청을 했다면 무엇보다 먼저 정부 당국자간 회담부터 착실히 하고 군사적 긴장완화와 평화정착부터 논의해야 할 것이었다. 정부는 원칙과 국민 여론을 감안, 현명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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