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국회 행정자치위의 대구시 국정감사는 문희갑 시장의 당적이 한나라당이어서 여당인 민주당 의원들의 공세가 예상됐으나 정반대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주민자치센터, 기능직 공무원 감원문제 등을 거론하며 민심얻기에 바빴다 .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이 오히려 대구경제의 파탄상, 대구시 지방채 규모, 위천공단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건드리며 공세를 폈다. 이 때문에 문 시장이 '당에 밉보인 게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문 시장은 대구경제가 난맥상을 보이고 지방채가 대구시 재정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많다는 의원들의 지적에 발끈했 다. 이병석 의원(한나라당 포항북)은 "대구경제가 꼴지논쟁에 휩쓸릴 정도로 어려운 처지"라고 전제 한 뒤 "위천산업단지 의 국가공단 지정 표류에 따른 산업용지난 해결방안이 있느냐"고 물었다. 김용환 의원(한국신당)도 "패션산업은 컨벤션 센터가 필요하고 문화관광산업과 연계해야 하는데 대구시가 밀라노프로젝트를 수행할 능력이 있느냐"고 추궁했다. 권태망 의원(한나라당)은 "대구의 최근 산업생산지수가 외환위기때보다 더 나쁜 것으로 나오는데도 시당국은 미봉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답변에 나선 문 시장은 "외환위기 이후 전국적으로 공단분양이 저조하나 대구의 성서공단 3차단지는 모두 분양됐다"며 "낙동강 수질개선 문제로 표류하고 있는 위천산업단지 문제가 해결되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문 시장은 밀라노 프로젝트와 관련 "초기 5년간은 기반시설과 정보인프라 구축이 우선"이라며 "이러한 효과는 10년후에나 나온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병석 의원은 "우방 부도 등으로 반신불수 상태인 대구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시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정책추진이 필요치 않느냐"고 따졌다. 이에 문 시장은 "실업률 부도율 등 각종 대구 경제지표가 광역시중 중상위권에 있다"면서 "건설업의 비중이 11.8%에 불과해 우방이 부도났다고 대구가 망하는 것은 아니다"고 공박했다. 이 의원도 지지않고 "의원들이 의견을 제시하고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는데 그럴러면 뭐하러 국감을 받느냐"며 불만을 표시했다.
대구시의 부채규모도 도마에 올랐다. 하순봉(한나라당).송석찬의원(민주당) 등 여야 의원들은 "연간 예산의 1/4 이상을 원리금 상환에 사용해야 할 정도로 대구시의 부채규모가 위험수위"라고 지적했다. 김용환 의원은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은 좋으나 대구시 부채규모가 지나치므로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도 "지난 98년 예산대비 40.9%이던 부채비율이 2년만에 50.5%로 10%포인트 가까이 증가해 잘못하면 파산할 수 있다"며 "부채감소 방안이 있느냐"고 물었다. 송 의원은 "2001년 U대회를 반납한 대구시가 재정상태가 더 나빠졌는데도 2003년 U대회를 유치한 것은 시장 치적 과시용이 아니냐"고 추궁했다.
하지만 문 시장은 "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지방도시들은 모두 자체 수입만으로 현상유지도 어렵다"면서 "대구시 부채의 대부분은 SOC건설비"라고 기채의 당위성을 되풀이 했다. 또 "2002년만 넘기면 투자수요가 줄어 시재정이 좋아진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 의원은 "시재정이 어려워 기채를 하더라도 재정건전화 측면을 같은 비중으로 고려하라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하 의원도 인도의 한 중소도시 시장의 예화를 들며 "지금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후손들이 할 일을 남겨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 이에 문 시장은 "내가 시작한 것은 U대회 뿐이고 나머지 사업들은 전임 시장들이 시작한 것"이라며 "신규 사업은 억제하더라도 기존 사업은 하루빨리 완공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문 시장은 송 의원이 잦은 해외 나들이를 지적하자 "지역 중소기업들이 좋은 제품을 개발하고도 해외판로를 개 척못하고 있다"며 "경제가 어려울수록 최대한 자주 해외출장을 나가려 한다"고 특유의 소신을 전개했다.
조영창 기자 cyc1@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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