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아건설 퇴출파장-현대·쌍용도 생사 갈림길

30일 동아건설 채권단이 동아건설 퇴출로 가닥을 잡음에 따라 건설업체들은 이번 결정이 건설업계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며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또 가뜩이나 건설경기가 얼어붙어 국내 건설업체가 생사의 갈림길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어난 일이이서 건설업체들은 신인도 하락을 비롯한 경영에 가중될 어려움을 크게 걱정하고 있다.

동아건설과 함께 퇴출 대상 3인방으로 떠올랐던 현대건설과 쌍용양회는 동아건설과는 상황이 다르다며 애써 당황스런 표정을 감추고 있지만 한편으로 이번 채권단결정의 진의가 무엇인지 파악하느라 분주한 분위기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결정이 그동안 지지부진하다고 비판을 받아온 퇴출기업 선정의 시범케이스라면 현대건설도 태풍의 눈에서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며"불똥이 다른 회사로 튀지나 않을까 마음을 놓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현대건설은 동아건설과 달리 올 영업이익이 8천억원에 달하고 매출도 크게 호전돼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며 "이번 결정이 해외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쌍용양회 관계자는 "그동안 쌍용정유와 쌍용양회 지분 매각을 성공적으로 이행했고 쌍용정보통신 지분에 대한 매각 협상도 진행중이어서 동아건설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며 "채권단의 이번 결정이 쌍용양회에 그대로 적용되기는 힘들 것"이라고전했다.

한편 다른 건설업체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책임은 동아건설에 있지만 동아사태가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체에 또 다른 부담을 줄 것은 뻔하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중견 건설업체의 한 관계자는 "기술력 있는 동종업계 상위기업이 퇴출로 가닥을 잡은 것에 대해 일단 가슴이 아프다"며 그러나 "동아건설도 구조조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책임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동아건설이 지난 2년간 워크아웃(구조개선작업) 상태로 있으면서 제대로 한 것이 무엇이었냐"며 "채권단의 지원에만 의존하면서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했던 것은 사실"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건설업체 관계자는 "이번 결정이 건설업계의 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질까 우려된다"며 "최근의 신도시 개발 논란이 외환위기 이후 침체된 건설경기에 찬물을 끼얹었다면 이번 결정이 돌파구 마련을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건설업체의 발목을 잡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상위 100대 건설업체 가운데 37개 기업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화의상태에 놓여있는 열악한 상황을 고려한다면 이번 결정이 퇴출기업 선정을 앞두고 부실업체의 불안감과 위기감을 고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이 관계자는 "그동안 부실덩어리라고 비난의 화살을 받아온 건설업계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구조조정을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교훈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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