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밋빛 정보화시대의 '짙은 그늘'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20세기 이후 과학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그 대가 또한 만만치않음을 체험적으로 알게 되었다. 환경의 파괴, 자동차.항공사고 등 예기치 않은 죽음, 편리한 것 같지만 사람을 옭아매는 과학적 기기 등. 그동안 일부 학자들과 문명비평가들이 과학기술의 이면을 단편적으로 파헤친 사례를 종합, '과학기술의 발전은 그만큼의 부작용을 낳는다'는 자연성에 대한 과학기술의 반비례법칙이 이론화될만 하다.

21세기의 중심 화두인 '정보기술' 역시 이러한 '법칙'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정보기술은 다양하면서도 많은 정보를 빠른 시간안에 제공해주고 그를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사람들의 생활을 진보시키지만 그만큼 불편을 빚고 제약을 초래하기도 한다. 미국의 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인 데이비드 셍크는 이를 '데이터 스모그'라 부르며 동명의 저서(정태석.유홍림 옮김,민음사 펴냄, 304쪽,1만2천원)를 통해 정보 공해현상을 해부하고 있다.

정보기술의 비약적 발전은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양산해내고 있다. 우리가 필요한 정보 이외에 그냥 스쳐지나가도 되는 광고, 홍보까지 정보로 가공돼 개인에게 전달된다. 정보의 과부하는 수용자들에게 심한 흥분이나 짜증을 불러 일으키고 그것을 가려내는 데 에너지와 시간을 소비하게 만든다. 이는 사람들에게 신체적,정신적 장애현상을 초래하기도 한다. 스트레스,긴장,두통,소화불량을 일으키고 심지어 주의력 결핍장애(ADD:Attention Deficit Disorder)에 이르게 한다.

비슷한 강도의 경고는 사람들의 사고력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보를 받아들이는 데 급급하게 만들고 정치에 이용됨으로써 무수한 선동이 난무, 민주주의의 수준을 후퇴시킬 수도 있다. 정보에 반응하는 게 우선이다 보니 생각을 깊게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는 '바보상자'라 불리는 TV가 인간에 대해 미친 영향보다 훨씬 심각할 수도 있다.

데이비드 셍크는 미국문화에 바탕을 둔 시각에서 데이터 스모그의 13가지 법칙과 업그레이드 강박증 등 재치있고 날카로운 시각으로 정보기술의 부작용을 제시한다. 그리고 수용자 스스로 여과장치를 갖추고 편집기능을 하라는 등 몇가지 '해독제'를 내놓는다. 그러나 그 해결방안은 앞으로 더 깊이있게 다뤄져야 할 것 같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