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피와 땀이 섞인 제품을 부수는 심정을 이해할 수 있습니까"
9일 오후 2시 북구 칠성동 홈플러스 맞은편 도로. 10일 폐업신고를 하는 삼성상용차 협력업체 (주) I.P.C 노조원 20여명은 "삼성은 우리의 고용·생계를 보장하라"며 피끓는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노조원들은 2시간 가까이 삼성과 대구시의 대책마련과 시민들의 삼성불매운동 동참을 호소했다. 이어 삼성상용차에 납품해온 1t트럭 '야무진'의 차체를 쇠망치로 부수며 분노를 터뜨렸다.
이들은 그래도 울분이 제대로 풀리지 않은 듯 했다. 노조원 송종찬(27)씨는 "이제 I.P.C를 시작으로 7만여명의 삼성상용차 협력업체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추운 겨울 길거리로 내몰리게 됐다"며 삼성을 원망했다.
이들은 당초 집회를 홈플러스 앞에서 개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홈플러스측이 노조원들의 규탄집회를 막기 위해 건물주변과 인도에 대해 1시간 일찍 '유령집회'신고를 내 길건너편에서 집회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집회를 지켜보던 시민 김실(58.북구 침산동)씨는 "대구에서 번 돈은 다가져가고 이제와서 지역민들을 내팽개치는 삼성은 백배사죄하고 이들에게 생계대책을 마련해 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위에 대비 출동한 한 경찰관도 "폐업을 앞둔 근로자들의 심정을 십분 이해한다"며 "법을 어기지 않는한 인간적으로 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노조원들은 오후 3시30분쯤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다짐한 뒤 해산했다. 그러나 이들의 애끓는 호소에도 불구, 어디에도 메아리는 없었다 .
사회1부
대우차 부도가 제조업 전체 위기화
대우차-달성공단 위기-대구제조업 영향
대우자동차의 최종 부도로 한국 델파이 등 대우협력업체가 집중적으로 몰려있는 대구시 달성군의 달성공단은 지난 97년 IMF 초기 때보다 더 큰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10일 달성공단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 델파이 등 대우자동차 협력업체들이 공단
전체 생산액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서 대우차 부도로 이들 업체의 경영난이 초래되면 2-3차 협력업체들의 연쇄부도가 일어나는 등 대우차부도 파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뿐만 아니라 달성공단이 대구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달성공단의위기는 대구 제조업체의 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연간 생산액 2조 5천여억원 규모로 2백80여 업체가 입주해 있는 달성공단은 30여 입주업체가 대우자동차와 관련된 업체여서 대우차부도로 자금 유통이 원활하지않으면 연쇄부도와 근로자 6천5백여명의 실직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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