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지역 뿌리는 어디이며 한나라당이 지향하는 이념은 보수 우익인가. 김용갑 의원의 '조선노동당 2중대' 발언 파문이 한나라당 내에 잠복해 있던 이념과 지역 갈등을 수면위로 떠올리고 있다.
김 의원의 발언에 대한 한나라당의 반응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고 있다. 대부분 비 영남 출신의 진보성향 의원들은 "극우적 대북관에서 나온 발언"이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영남 출신 의원들은 "야당이 충분히 할 수 있는 발언"이라고 개의치 않는다는 모습이다.
양측의 입장 차이로 인한 갈등은 김 의원의 발언으로 14일 밤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 직후 표면화됐다. 회의장을 나서던 경남 창원의 김종하 의원이 "사과는 무슨 사과냐, 야당이 그런 말도 못하느냐"며 고함을 지른게 발단. 이 말을 들은 이부영 부총재는 즉각 "우리가 그러면 지금까지 노동당 2중대와 정치를 했단 말이냐, 도대체 정치감각이 없다"면서 "경상도에서만 표를 얻으려고 하느냐, 우리가 경상도 당이냐"고 소리쳤다. 이에 다시 대구 출신 윤영탁 의원이 "경상도가 뭘 잘못했느냐"며 발끈, 주위의 만류가 없었다면 한바탕 내부 싸움이 벌어질 뻔 했다.
김 의원의 발언 이후 이 부총재를 비롯 김원웅·김홍신·서상섭 의원 등은 비공식 모임을 갖고 "김 의원의 발언에는 분단상황의 극복을 위한 민족적 고뇌가 결여돼 있다"며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또 한나라당의 표면적인 주류세력인 영남 출신 의원들에 대해 "김 대통령을 비판하면 무조건 표가 나온다는 지역정서를 지나치게 의식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반해 영남 출신 일부 의원들은 대정부 질문을 마친 김 의원에게 악수를 청하며 격려를 보내는가 하면 비공식적으로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내에서는 김 의원 발언 파문을 계기로 영남 출신 의원 대 비 영남 출신 의원의 당내 주도권 다툼이 표면화 될 수도 있다는 예측과 함께 보수대 진보의 이념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영관기자 seo123@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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