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플로리다 법정싸움

한국시간 16일엔 새벽부터 두 후보 및 법원으로부터 갖가지 제안과 결정이 쏟아져 상황이 아주 긴박하게 전개됐다. 이런 상황은 17일까지 계속돼, 재검표 싸움들이 이쯤을 기점으로 막바지 충돌 단계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느낌을 갖게 했다.이 기간 가장 중요한 사태 전개는 플로리다 주 선거 책임자인 캐서린 해리스 주 국무장관이 내린 결정과 관련돼 이뤄졌다.

○…플로리다 주 국무장관은 한국시간 16일 오전 11시(현지시간 15일 밤 9시) 팜비치·브로워드·데이드 등 3개 카운티가 제출한 이유가 "주 법에 타당하지 않다"며, "이들 주가 실시 중인 수작업 재검표 결과를 받아 들이지 않겠다"고 발표했다해리스 장관은 전날 리언 카운티 순회법원 판사가 내렸던 판결을 "보충·수정된 개표결과의 수용 여부는 '건전한 재량권'에 따라 주 국무장관이 결정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신의 이번 수용 거부 결정이 소송에 의해 또 번복될 가능성을 인정했다.

○…그의 예상대로, 상황은 곧바로 역전됐다. 주 대법원이 17일 새벽 "수작업 재검표를 계속해도 된다"고 판결한 것. 재검표의 적법성과 관련된 판결은 고어측이 아니라 팜비치 카운티의 질의에 대한 심리를 통해 나왔다. 팜비치 카운티는 해리스 장관의 결정이 발표된 후, 자신들의 거취를 결정하기 위해 대법에 이를 질의했었다.

한편 고어측도 해리스 장관의 발표 직후 법원에 "그의 결정을 번복시켜 달라"는 동의서를 제출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 소송을 관장할 법원은 탤러해시에 있는 리온 카운티 순회법원이다.

또 주 대법원에도 소송을 제기, "수작업 재검표가 플로리다 주 법에 맞는지, 맞다면 언제까지 재검표가 완료돼야 하는지 가려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따라 주 대법원은 또한번 선거 관련 심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고어측이 소송으로 대응하자 해리스 장관도 변호사를 선임, 소송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이런 소송사태와 관련,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주 대법원 판결이 이번 선거 재판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주 대법은 한국시간 16일 오전 7시쯤 "재검표를 중지시켜 달라"는 주 국무장관의 청원을 기각한 바 있으나, 기각 이유는 "다른 여러 재검표 관련 재판들을 적법하게 제기한 사람들이 손해를 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을 뿐 재검표의 타당성 여부는 가리지 않았다.

○…이런 한편에서 부시측은 민주당계 판사들이 지배하고 있는 주 법원 소송에서는 불리하다고 판단, "재검표가 위법"이라며 연방 고등법원(애틀랜타)에 제기한 항소 소송의 심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 소송 1심은 한국시간 14일 0시쯤 "연방 법원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이유로 연방지법에서 기각된 바 있다.

연방 고법 심리가 언제 시작될지는 예고되지 않았으나, 볼루시아 카운티 선거 관계자들에게 관련 자료를 한국시간 16일 밤 9시까지 제출토록 명령함으로써, 신속 재판권을 발동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한국시간 16·17일 잇따른 일련의 상황들에 대해 일부에서는 "본격적인 소송 사태의 시작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부시 측으로선 민주계로 구성된 주 대법원에서는 승산이 없으므로 판사 구성에서 자신들이 유리한 연방법원으로 하루빨리 사건을 이끌고 가려 했다는 것이다. 애틀랜타고법도 7대5로 공화당 쪽에 유리하다.

이렇게 본다면 플로리다 재검표 정국은 주 대법원과 연방 고법 혹은 대법이 언제 전면에 나서느냐, 팜비치 등 3개 카운티가 수개표를 언제 마치느냐를 놓고 피말리는 초읽기에 들어간 느낌이다.

○…플로리다주의 재검표를 둘러싼 소송은 지금까지 13건 이상 제기돼 있다.

팜비치 순회법원에서는 △민주당 유권자들이 제기한 투표지 도안 관련 소송이 현지시간 17일 첫심리를 앞두고 있고, △아직 심리일정은 안잡혔으나 공화당 유권자들은 기계 개표 결과를 최종 것으로 확정하라는 소송을 제기해 뒀다. 구멍이 뚫리지 않고 자국만 남은 투표지의 유효표 인정 요구 소송에는 이미 판결이 내려졌다.브로워드 카운티 순회법원에도 민주당측 소송이 제기됐었으나, 해결된 상태이다. 선거감독위가 수작업 재검표를 않기로 결정하자 소송이 제기됐으나, 감독위가 다시 결정을 바꿈으로써 문제 자체가 해소된 상태이다.

제1 항소법원에는 개표 결과 보고시한 연장을 거부한 리언 카운티 순회법원 테리 루이스 판사 결정에 대한 항소가 볼루시아 카운티에 의해 제기돼 있다.

주 대법원은 해리스 주 국무장관의 재검표 중단 청원 기각, 팜비치 선거감독위가 요청한 재검표에 대한 엇갈린 법률 해석에 대한 판결 등을 이미했다. 계류 중인 것은 고어측이 제기한 '재검표 결과 수용 거부'(주 국무장관)에 대한 무효 청구 소송이다.

제11 순회 항소법원(애틀랜타)은 부시측이 제기한 항소(재검표 중단 요청) 심리를 시작할 예정이다.

외신종합=박종봉기자 paxkore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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