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원룸 '열풍'

'원룸은 무풍지대인가'전반적인 경기 불황 여파로 주택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원룸 조성 열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대구시내와 인근 지역의 경우 이미 3, 4년전 부터 원룸 건축이 잇따랐으며 최근에도 공동택지는 물론 기존 주택가에 이르기까지 확산일로에 있다.

지역의 원룸 건축동향과 인기를 끌고 있는 원인 등을 분석해 본다.

▨지역 동향

원룸이 집단적으로 들어서고 있는 지역은 달서구 성서·용산지구, 북구 칠곡지구, 경산의 사동·임당지구 등이다.

최근 거래되고 있는 택지지구의 경우 단독주택보다는 원룸 건축을 위한 수요가 대부분이다.

고봉환 토지공사 경북지사 과장은 "하루 1, 2건 정도 판매되는 택지의 수요층은 원룸 건축을 위한 소규모 주택업자나 임대사업자이다"고 말했다.

성서택지지구의 경우 지난 96년부터 대구외국어고교 인근을 시작으로 100여동 이상의 원룸촌이 형성됐고 현재 구마고속도로 주변으로 확산되고 있다.

영남대 인근 경산 임당지구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원룸 바람이 불어 지금까지 100여동 이상이 조성된데 이어 현재도 공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칠곡지구에도 120여동 이상의 원룸이 대규모 주거단지를 이루고 있다.

▨수요층 분석과 인기를 끄는 원인

원룸의 건축주는 대부분 소규모 주택업자들이다. 이들은 건축 뒤 임대수입을 목적으로 한 사람들에게 매도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임대사업자들이 직접 건축한 후 임대분양을 하기도 한다.

어쨌든 실수요는 거의 전세(임대)용이다.

그렇다면 원룸은 왜 인기를 끄는가. 주택에 대한 개념이 소유에서 거주로 급변하면서 전세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사회적 추세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공급측면에서는 주가폭락, 시중금리하락 등으로 마땅한 투자 대상을 찾지 못하던 소액투자자들이 대거 원룸 임대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전세금을 안고 원룸을 취득할 경우 종잣돈 1억5천만~2억원 정도를 투자하면 월 150만~200만원 정도 임대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임대 수요자는 대학생, 신혼부부, 독신자, 서민 등. 독신이 아닌 신혼부부나 핵가족을 위한 '투룸'까지 나오고 있다.

이들 수요층들은 불필요한 생활공간이 없고 관리비가 아파트에 비해 싸다는 점 등의 '실속'에 끌려 원룸을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원룸투자 요령

원룸 건축·임대사업자인 이모(46·대구시 북구 태전동)씨의 조언을 들어본다.

입지조건은 대학가나 독신 노동자들이 많은 공단 인근, 서민들 주거 지역이 좋다. 대지면적은 63~65평 규모가 적당하다.

엘리베이터 설치 의무가 없는 5층미만으로 건축하는 것이 적당하며 실제로 90% 이상의 원룸건물이 3층 규모이다. 한 건물에 8평 안팎의 단위로 12~15가구 정도를 배치하는 것이 보통이다.

건축비는 평당 140만~150만원 정도 들며 공기는 4~5개월 잡아야 한다.

임대 방법은 전체 전세금의 50% 정도를 미리 받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 적당한 이율을 산정해 월세형태로 받는 경우가 많다.

이씨는 "전세나 월세 수요가 늘면서 과거 빌라나 연립주택보다 투자 수익이 좋은 원룸이 유행하고 있다"며 "그러나 최근들어 원룸 공급이 크게 늘어나 내년 중에는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철저한 입지분석 등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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