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제의 위기는 가장 심각한 불황으로 여겼던 97년말의 IMF체제 초기보다 훨씬 더 침체된 상태다. 산업생산지수가 전국적으로는 IMF 초기보다 크게 향상됐는데도 대구는 되레 뒷걸음질했고 올들어 10월까지 전국의 수출은 24.5%나 늘었는데 대구는 고작 9.0%의 증가에 그치는 등 대구경제는 붕괴에 직면해있다. 특히 최근들어 지역경제에 희망을 심었던 삼성상용차마저 퇴출됨으로써 지역의 자동차산업벨트 조성계획이 물거품이 되고 시민들은 더 큰 좌절감을 맛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구상공회의소가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이 달 안으로 지역민의 역량을 집결시키기위한 21세기 지역경제발전협의회의 구성을 추진한다는 소식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위기가 닥치고있는데도 그냥 앉아서만 당하는 자세는 위기를 자초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민과 관이 합심해서 난국타개의 의지를 굳히고 중지를 모은다면 지역민에게 밝은 미래가 열릴 수 있을 것이다. 진작 범시민적 대처가 필요함을 역설했던 우리의 입장에선 오히려 늦었다는 아쉬움은 있으나 지금부터라도 시민들의 마음을 합치는 계기를 만든다면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 경제관련 기관단체, 금융기관, 정당대표, 주요 협동조합등의 대표들을 참여시켜 지역경제의 현안들을 협의하고 장기적 마스터 플랜을 세우는 작업을 벌인다는 이 기구의 취지는 지방자치시대에 맞는 방법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대구가 난국을 맞아 각계의 힘을 모으지못한 것이 사태를 더 악화시킨 원인으로 지적되는 마당에 이같이 지자체와 경제단체, 지역정치권이 시민들의 힘을 결집하는 구심점이 된다면 지역문제 해결은 활기를 얻을 것이다.
그러나 문희갑 대구시장과 채병하 대구상의 회장 간의 불화로 이같은 모임이 성사되지못한 그동안의 사정은 시민들의 마음을 짜증나고 답답하게 만들었다. 이번에도 대구시가 이 모임에 적극적인 태도표명을 않고있어 범시민적 기구로 발족하기가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있다. 물론 대구상의 채 회장의 개인적 문제가 이같은 모임의 장애가 될 수도 있겠지만 이를 비켜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대구지역민이 위기앞에 한덩어리가 되는 길을 열어야할 것이다.
대구의 경제위기는 너무나 급박하게 닥치고있다. 더이상 사소한 문제에 매달려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가 아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이번만은 범시민적 기구를 성공적으로 구성하고 시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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