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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중개기능 사실상 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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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및 기업 구조조정이 가속화하면서 은행의 기업대출 비중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의 자금중개기능이 마비될 정도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으며 기업들의 자금난은 나빠질대로 나빠졌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IMF관리체제 이후 은행들이 '자금회수 의심증'때문에 기업대출 비중이 크게 낮아진 반면 가계·관공서 대출은 증가하는 자금왜곡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 수신(실세요구불예금+저축성예금) 가운데 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1월 말 현재 50.8%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기업대출 비중은 98년 말 58.4%에서 99년 말 53.7% 등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은행 기업대출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50% 수준으로 내려앉은 데 대해 금융권에선 "금융의 중개기능이 사실상 마비돼 금융시스템이 다운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돌고 있다.

대구은행의 기업대출 비중 역시 중소기업에 대해 60% 이상 의무대출하라는 규정(시중은행은 45%)에 따라 은행 평균보다는 높지만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98년 말 83.5%를 차지했던 대구은행의 기업대출 비중은 11월 말 현재 77.4%로 낮아졌다. 반면 돈떼일 염려가 적은 가계대출은 14.7%에서 17.6%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특히 대출하더라도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에 별다른 영향이 없는 관공서에 대한 대출이 급증, 공공 및 기타대출 비중은 98년 말 1.82%에서 11월 말 현재 5.02%로 크게 늘었다.

이처럼 은행의 기업대출 비중이 하락한 것은 기업 구조조정으로 많은 기업들이 퇴출당해 대출대상 기업이 줄어든 탓이다. 경기하강세로 인한 투자위축도 기업대출을 줄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여기에 금융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은행마다 극심한 몸사리기 현상을 보이는 것도 큰 몫을 하고 있다. 합병, 금융지주회사 편입 등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어 BIS비율 하락요인으로 작용하는 대출을 꺼리고 있다.

은행의 기업대출 위축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상당수 시중은행들은 BIS비율을 높인다며 연말까지는 신규대출을 아예 중단했다.

다만 대구은행은 BIS비율이 12%를 넘어서 안정적인 수준인데다 은행통합 논의에서 벗어나 대출여력이 있다며 연말까지 2천억원 정도를 더 대출하기로 했으나 이 자금이 기업대출로 풀릴 지는 의문이다.

이상훈기자 azzz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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