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고객제일주의 헛구호,삼성상용차 AS중단 선포

삼성상용차 퇴출 이후 삼성그룹이 야무진 트럭 구입 소비자들의 A/S 요구에 무책임한 자세로 일관함에 따라 삼성의 '고객제일주의' 경영이 헛구호로 전락하고 있다.

철공소에 공구를 납품하는 곽모씨는 지난 10월13일 구입한 야무진 1t 트럭이 같은달 31일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 트럭 수리에 필요한 부품을 구하지 못해 차를 세워두고 있다. 경기도 송탄A/S센터 등 백방으로 알아봤지만 삼성상용차 퇴출로 A/S는 불가능했다. 매달 33만원씩 타지도 못하는 차의 할부금까지 꼬박꼬박 내야하는 곽씨는 트럭을 볼 때마다 분통이 터진다.

삼성그룹측의 대응도 무성의하기 짝이 없었다. 구조조정본부에 전화도 해봤지만 퇴출 이후 공황상태인 삼성상용차에 알아보라고 할 뿐이었다. 심지어 전화를 받지 않거나 아예 팩스로 돌려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차라리 큰 사고로 폐차를 해버렸으면 이렇게 화가 나진 않았을 것"이라는 곽씨는 "죄라곤 삼성이라는 대기업을 믿고 차를 산 것 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리고기를 식당에 납품하는 자영업자 이모씨도 20일전 교통사고로 1t 트럭 문짝이 떨어졌지만 A/S를 받지 못하는 바람에 영업에 엄청난 타격을 입고 있다.

영양에서 농사를 짓는 김모씨도 에어크리너와 오일필터를 갈아야할 시점이 지났지만 이를 구하지 못해 불안한 마음으로 차를 몰고 있다.

이처럼 11월3일 삼성상용차 퇴출 이후 야무진 트럭 구입 소비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지만 삼성측은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은채 나몰라라 하고 있다. 차를 판매했던 삼성상용차 영업사원들은 고객들의 거센 항의가 줄을 잇자 아예 휴대전화를 꺼놓고 있을 정도.

이같은 A/S 대란은 앞으로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삼생회(삼성상용차 협력업체 생존비상대책위원회)와 대구지역 시민단체들은 12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삼성상용차 A/S부품 공급중단 선언식'을 가지고 삼성측이 삼성상용차 퇴출에 따른 협력업체들의 피해를 보상할 때까지 A/S부품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30일 야무진 트럭을 구입했다는 박심씨는 "삼성상용차의 주력 제품인야무진 1t트럭은 주로 영세 자영업자들이나 농민들이 생업을 위해 구입한 제품인데A/S를 못받아 서있으면 구입자들은 생계가 막막해진다"며 "트럭이 애물단지가 됐다"고 한탄했다.

김가영기자 k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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