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누구나 겪는다고 무시하면 생고생-기침

기침을 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거의 누구나 하루에 몇차례씩 기침한다. 공기가 건조하고 감기 환자가 많은 겨울철에는 그 빈도가 더 높아진다.

기침은 그 자체로 병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몸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 역할을 한다. "감기 때문이겠지" 하고 무심히 넘긴 기침이 중한 병의 초기 증상일 수도 있다.

◇기침은 왜 할까

기침은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증상이다.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외부 이물질로부터 우리 몸을 지켜주는 일종의 반사작용.

기침의 가장 중요한 작용은 우리 몸으로 공기가 들어 가는 통로인 기도에 있던 이물질을 제거해 주는 것이다. 기침을 하면 폐 속에 있던 공기가 밖으로 폭발적으로 튀어 나가게 된다. 이것으로 공기 통로를 유지시킨다.

이를 통해 분비물이 고여서 폐렴이나 기관지염 일으키는 것을 막아 준다. 뇌에 병이 있거나 호흡근육의 힘이 약화돼 있는 환자는 기침을 잘 하지 못한다. 그러면 객담 등이 폐로 들어 가 폐렴 등을 일으킨다. 심하면 호흡을 못해 숨질 수도 있다◇만성 기침은 위험 신호

기침은 기간에 따라 2가지로 나뉜다. 3주 이하의 기침을 급성 기침, 그 이상 지속되는 기침을 만성 기침이라 한다. 급성의 가장 흔한 원인은 감기. 이것은 자연적으로 없어진다.

그러나 만성은 몸에 병이 있다는 신호이다. 정확한 진단과 제대로 된 치료가 필요하다. 전문의 진단도 받지 않고 기침약만 복용하는 것은 정상적인 인체의 방어기전을 해치는 일. 좋지 않다.

◇만성기침의 원인은 코

급·만성 기침의 가장 흔한 원인은 '후비루 증후군'이란 것이다. 코에서 목 뒤로 넘어가는 분비물이 인후부의 기침 수용체를 자극, 기침을 유발하는 것이다. 목 뒤로 뭔가 넘어가는 듯한 느낌이 있거나 "킁 킁" 하면서 뭔가를 목에서 뱉아 내려 하거나, 코 막힘 등을 동반하면 이 병을 의심할 수 있다. 최근에 감기를 앓았거나 알레르기 비염이 있거나, 축농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많다.

어린이 기침의 가장 흔한 원인은 기관지 천식이다. 이때는 쌕쌕하는 천명음,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등 증상을 호소한다. 하지만 기침만 나는 '기침 변이형 천식'도 있다.

◇위장병도 기침의 원인

위산이 식도 쪽으로 역류해 기침이 날 수도 있다. 이때는 위장 속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하부 식도에 있는 기침 수용체를 자극해 기침이 일어난다. 하지만 속이 쓰리다든지, 쓴물이 넘어 온다든지 하는 위식도 역류 증상이 전혀 없이도 이럴 수 있다. 이것은 위식도 조영사진 또는 위 내시경 검사로 진단된다.

최근에 개발된 일부 고혈압 치료제도 만성기침을 일으킬 수 있다. 객담이 없는 건성기침을 하고 목이 간질간질한 증상이 특징. 주로 약을 복용한지 2, 3시간 이내에 생긴다. 그러나 며칠 내지 몇달 후에 생기기도 한다. 약 복용을 중단하면 2, 3일 혹은 몇 주 내에 없어진다.

◇담배와 기침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게서 기침과 함께 객담이 있으면 만성 기관지염을 의심할 수 있다. 이것을 치료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금연이다. 흡연하는 사람에게는 폐암이 생기기 쉬우므로, 기침이 폐암의 첫 증상일 수도 있다.

기관지 확장증도 만성기침의 원인이다. 이 병은 결핵의 합병증으로 올 수 있고, 어릴 때 홍진이나 백일해 등을 앓으면 폐렴과 함께 올 수도 있다. 이 경우엔 대개 어릴 때부터 기침과 객담이 있으며, 심하면 각혈도 생길 수 있다.

글·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도움말 이관호·정진홍 교수

(영남대병원 호흡기센터)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