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DJP공조 보는 여론 향방

민주당과 자민련이 고위당정회의를 부활키로 하는 등 DJP 2기 공조체제를 사실상 출범시켰다. 이는 지난 97년 대선 직전 김대중 후보 단일화로 맺어진 DJP 1기 공조때와는 닮은 꼴도 있고 차이점도 있다. 정권 재창출을 위한 양당간 견해가 맞아 떨어진다는 점에서 DJP 2기는 1기 때와 유사하지만 '의원 꿔주기'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는 등 당시와 지금은 민심이 판이하게 다르다는 점에서 질적으로 구별된다◇같은 점=2기는 정권 재창출을 위한 필요성에서 1기 때의 정권교체 명분과 맞닿아 있다. 재집권의 길을 열기 위해서는 '혼자 힘만으론 안된다'는 절박감을 양당이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97년 대선 당시 민주당이 자민련을 통해 충청권을 효과적으로 공략했고 자민련은 연고지를 바탕으로 당운을 이어갈 수 있었다는 점에서 유사성을 찾을 수 있다.

또 DJP 2기 체제는 자민련과의 합당이 불발에 이른뒤 공조의 길을 택했다는 점에서 절차상 1기 때와 닮아 있다. 자민련은 합당을 하면 집권당의 소수파로 전락될 우려가 높자 1기 때와 같이 공조를 택했다. 그 대가로 1기 때와 마찬가지로 내각참여 기회를 얻게 됐다.

개헌에 대한 의견 접근이 공조복원을 이끌었다는 점도 유사하다. DJP 1기는 내각제 개헌문제가 공조복원을 이끌었다면 2기는 정.부통령제 개헌에 대한 양당간 교감이 공조의 길을 열었다는 것이다.

◇다른 점=DJP 1기와 2기는 여권에 대한 민심이 판이하게 다르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1기 때는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당위성'에서 부터 국정개혁에 국민 상당수가 공감하는 편이었지만 '의원 꿔주기'로 비롯된 2기는 여론이 냉담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

또 정책과 정강이 다른 양당이 재공조를 선언함에 따라 민주당과 자민련의 정체성이 도마위에 올랐다는 점에서 다르다. 1기 때는 "정권교체를 위해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 다수를 이뤘다. 그러나 '의원이적'을 통해 이뤄진 2기 체제는 16대 총선 이후 서로가 딴 길을 걸어왔다는 점에서 "총선민의를 저버리는 기만"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여권에서는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당의 발목잡기가 정국불안을 심화시켰다는 점에서 1기와 2기는 상황이 다르다"고 평가한다. "한나라당이 국회운영에 협조하지 않아 개혁입법들이 표류하고 정치 불신이 가중되면서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쳤다"며 "1기 때와는 상황이 판이하다"고 보고 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