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철만난 얼음낚시

꾼들이 두툼한 방한복에 낚시가방을 둘러메고 발걸음을 재촉하는 얼음낚시 시즌이다. 한강 이북은 물론 경북 북부지역 여기저기에서도 얼음 깨는 소리가 들려온다. 얼음을 깬 뒤 찌를 띄우고 나면 기다림이 시작된다.

이번 주 한차례의 추위로 인해 의성, 봉화, 상주 등 경북 북부지역의 소류지(못)와 저수지에는 얼음이 꽁꽁 얼었다. 주말부터는 날카로운 끌로 얼음을 깨는 소리와 함께 '첫탕'이 시작된다.

우선 결빙기 초기에는 수심이 깊은 저수지 보다는 수심이 얕고 규모가 적은 소류지를 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대형 저수지는 웬만한 추위에도 얼음이 두껍게 얼지 않지만 산간의 소류지는 그런대로 얼음이 견실함을 보이기 때문이다. 저수지의 한 가운데까지 꽁꽁 얼려면 2,3일간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9℃이하로 내려가야 한다. 우수(雨水)가 지나면 얼었던 강물이 모두 풀리므로 얼음낚시는 그만둬야 한다.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함께 얼음낚시를 즐겨 보는 것은 어떨까? 얼음낚시는 대를 운용하는 숙련된 기술을 필요로 하지않기 때문에 초보자도 할 수 있어 가능하다. 얼음낚시터 주변은 온통 빙판으로 아이들이 썰매를 타기에도 제격이다.

우선 얼음 낚시는 일반낚시와는 달리 사고의 위험이 크므로 준비물을 확실히 챙겨야 한다. 방한복과 방한화가 최우선이고 얼음을 깨는 끌과 좌대도 준비해야 한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일단 안전진단이 우선이다. 얼음 두께가 적어도 5cm이상은 돼야 안전하다. 얼음낚시의 경우 예전엔 1,2칸 정도의 낚시대를 주로 사용했으나 요즘에는 일반 낚시대를 많이 쓰기도 한다. 얼음구멍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앉아 있어야 조용하기 때문이다.

구멍은 한뼘(15cm) 정도 뚫으면 무난하다. 너무 크면 안전사고의 우려와 함께 바깥의 찬 기운이 얼음속까지 전파돼 붕어의 활동을 위축시킬수 있다. 얼음끌을 쓸 때는 끌 끝의 줄을 팔목에 감아 끌이 미끄러져 물속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미끼는 붕어가 좋아하는 '지렁이'를 쓰는 게 좋다. 토종붕어의 경우 지렁이에서만 입질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대형 저수지에서는 '짜장붕어'로 불리는 중국산 수입붕어가 많이 잡혀 토종붕어와 혼돈을 일으키기도 한다.

얼음낚시의 경우 조황의 기복이 심하며 '꽝(한마리도 못잡음)'이 많다. 손맛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수온의 변화도 읽어야 한다. 일출전이라면 비교적 적은 수온변화로 붕어가 밤을 보내는 수심이 비교적 깊은 '골자리'가 포인트. 햇살이 비치기 시작하면 물가 갈대와 부들밭으로 옮겨간다. 한낮에는 저수지 중심의 수초지대를 공략하고, 해가 지면 다시 골자리로 포인트를 택한다.

1시간 이상 입질이 없으면 다른 곳으로 옮겨 구멍을 뚫어야 한다. 얼음낚시는 붕어를 유인하는 것이 아니라 붕어의 휴식처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해를 등지고 앉는 것은 금물. 그림자가 바늘이 떨어져 있는 물속에 비춰져 붕어를 쫓는 격이 된다.

얼음낚시 명소로는 의성군 의성읍 구룡지(오로리)와 다인면 효천지(송호리), 상주시 모동 상판저수지(054-533-3905), 이안면 경들못(054-541-8071) 등이 꼽히며 봉화, 문경, 청송 등지에서도 조황이 좋은 곳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대구시낚시연합회 서정복 사무국장은 "요즘 얼음낚시에서는 봄철 산란기를 앞두고 영양보충을 한 탓인지 살이 올라 27,8cm정도로 씨알이 굵은 붕어가 주로 잡힌다"고 말한다. 또 혼자서는 절대 얼음낚시를 나서지 말고, 2인1조로 출조하더라도 구명로프와 여분의 옷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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