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철.현대차 '철강분쟁

신국환 산업자원부 장관이 19일 구체적인 중재안을 내놓음에 따라 포항제철과 현대의 철강 분쟁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 장관의 중재안은 "핫코일 공급과 함께 냉연업계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이는 '포항제철이 현대강관에 핫코일을 공급하고 현대강관측이 자동차용 강판 생산량을 줄이도록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포철은 이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지만 실무부서의 장관이 구체적인 중재안까지 내놓은 만큼 포철이 현대차로부터 대폭적인 양보를 얻어내고 타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포철 "실익 없다"=현대강관은 포철이 지금껏 자신들에게 공급하던 연간 50만t의 강관용 핫코일을 강판용 핫코일로 바꿔 공급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포철은 기업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현대강관의 제안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한다.

현재 국내외 고객업체에 연간 1천만t이 공급되는 포철의 핫코일은 품질과 가격경쟁력이 뛰어나 '없어서 못파는' 실정이다. 포철로서는 물량을 더달라는 기존 고객들에게 주고 싶지 뒤늦게 뛰어들어 자신의 시장을 빼앗은 현대강관에게 주고 싶을리 없다.

포철은 현대.기아차가 강판 조달물량을 지난해 105만t에서 올해 49만5천t으로 줄인다면 이를 다른 냉연강판 제품으로 만들어 수출하겠다는 입장이다. 핫코일 가격이 t당 235달러인 반면 냉연제품은 t당 324달러의 고부가가치 제품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포철의 냉연제품이 외국업체 제품보다 50달러 이상 원가가 낮아 충분히 가격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 현대의 양보폭이 관건=철강업계에서는 포철이 현대강관에 대한 핫코일 공급을 끝내 거부하는 이유를 이처럼 영업과 수익에 자신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포철로서는 20여년에 걸쳐 기술을 쌓아올린 자동차용강판 사업을 대폭 축소하는 것도 결코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업계에서는 결국 포철과 현대의 타협 여부는 현대차측이 포철에 얼마만큼의 강판 구매를 약속해 주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철이 현대강관에 핫코일을 공급하는 것은 경쟁업체를 돕는 일이 되는 만큼 이를 만회할 수 있을 정도의 보상을 제시하느냐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포철은 현대강관의 제의를 단지 생색내기용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현대차가 포철에 상당물량의 강판을 안정적으로 구입하겠다는 약속을 해야만 중재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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