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산 화장품 고급화 10년 한길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남자'.로제화장품 장호균 사장에게 걸맞은 별명이다.

그는 140여개에 이르는 화장품 제조업체와 600여 수입업체가 난립해있는 화장품업계에 뛰어들어 10년만에 10위권에 진입, CEO로서의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올해 550억원, 2003년 1천억원이 매출목표다.

화장품은 그의 인생이다. 학창시절부터 패션에 관심이 많던 그는 대학졸업 후 '한국화장품'에 입사, 화장품과 인연을 맺었다. 90년 그는 한국도자기 김은수 회장과 함께 '국산화장품의 고급화'를 기치로 내걸고 화장품시장에 진출했다.

91년 설립등기를 마치고 92년 1월 기초와 색조화장품 17종을 개발, 본격적인 영업활동을 시작한 로제화장품이 내세운 것은 '품질보증제'. 품질이 광고, 사용설명서 등과 다르거나 미용효과 및 소비자 취향에 맞지 않을 때는 제품을 교환하거나 환불해주겠다는 것으로 선진국에서나 시행하던 제도였다.

화장품시장에 진입하는 신생기업이 이런 제도를 실시하는 것은 도박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장 사장은 품질에 대해선 자신있다는 두둑한 배짱을 갖고 있었다. 품질보증제로 인한 부담은 1천만원 내외에 그칠 것이라는 속셈도 한 몫했다.

그의 마케팅전략은 한마디로 '고객감동'에 따른 것이다.

그는 로제화장품을 출범시키면서 기업 CI작업부터 했다. 로제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브랜드 관리를 해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

이 때문에 창업한지 10년이 넘도록 장 사장은 로제를 주브랜드로, 환희와 크리시아 등을 서브브랜드로 유지해 왔다. 또 하나, 처음부터 원미경, 김혜수, 최지우씨 등 정상급 모델을 기용, 고급제품이라는 이미지를 높인 것도 주효했다.

IMF 이후에는 새로운 마케팅전략에 나섰다. '우리 피부에는 우리 화장품'캠페인이 그것이다. 국내 소비자들의 외제 화장품 선호의식이 바뀌지 않고 있는 가운데 외국화장품들은 봇물처럼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국산화장품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소비자의 인식을 바꿔야만 했다. 그래서 '우리 피부에는 우리 화장품-화장품의 첫번째 선택기준은 우리 화장품입니다'라는 슬로건을 들고 나왔다.

그는 "화장은 아름다움 뿐 아니라 노화까지 예방할 수 있다"면서 "화장품은 의약품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하고 "외국인의 피부에 맞춰 개발된 제품보다는 우리 피부에 맞는 화장품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로제화장품이 다른 국내 회사와는 달리 외국제품을 취급하지 않는 것도 국산 화장품에 대한 자신감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그 결과 99년 출시돼 호르몬화장품 붐을 일으킨 '로제 크리시아'는 2000년 1월 한국표준협회에서 주관하는 '밀레니엄 프론티어'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화장품은 무한한 성장산업이며 문화의 세기인 21세기에는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 사장의 다음 계획은 화장품을 전문화하는 동시에 식품과 의약품분야로 사업분야를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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