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후 처음으로 대구를 방문한 김영삼 전 대통령은 방문 이틀째인 2일에도 김대중 대통령에게 독설에 가까운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현 정권에 맞서는 정치적 구심점이 자신임을 입증하려는 듯 김 전 대통령은 현 정권과 김 대통령에 대한 흠집을 내는데 발언의 대부분을 할애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의 사조직인 민주산악회(민산) 대구.경북지역 회원들과 함께 팔공산 수태골 등반에 나섰다. 이날 산행은 지난해 민주산악회 재건을 공식화한 뒤 처음으로 회원들과 함께 행사를 가진 것이라는 점에서 정치적으로도 의미있는 행사였다.
그는 산행을 마친 뒤 민산회원과 함께 한 오찬 자리에서 "대구는 누가 뭐래도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성지"라면서 '대구사랑'을 역설한 뒤 전날에 이어 "민주산악회가 없었다면 대한민국은 아직까지 전두환 독재정권이 존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이날 저녁 민산 간부 등 50여명과 함께 한 저녁 자리에서도 이어져 "우리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으며 우리 민주주의는 제대로 정착되지 못해 아직 독재의 그늘속에 살고 있다"고 현 정권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다.
특히 그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 "공산통일을 원하는 김정일이 서울에 나타났을 때 젊은 사람들이 인공기를 들고 만세부를 것을 생각해 보라. 이것이 통일로 가는 것이냐"며 "김대중씨는 정치의 모든 것을 김정일이 한국에 오게하는데 걸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산행에는 김광석 전 경호실장과 김기수 전 수행실장, 대변인격인 한나라당 박종웅 의원 등 수행원들과 민산 회원 등 500여명이 함께 했다.
김 전 대통령은 방문 일정 마지막날인 3일에는 이의근 경북지사와 김영기 금호호텔 회장, 수행원들과 함께 조찬을 가졌다. 그러나 문희갑 대구시장은 김 전 대통령의 대구 체류 기간 동안 자리를 함께 하지 않았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은 귀경에 앞서 오후에는 대구 남산동 대구 민주기념관을 방문하여 '민주장정(民主長征)'이라는 휘호를 전달했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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