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찰기 사태 미 강경조짐

미국 정찰기와 중국전투기 충돌로 빚어진 '하이난섬 사건'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중국간 승무원 송환협상이 잠정 중단된데 이어 미국에서도 중국정부의 강경노선이 사태를 확산시키고 있다는 비난이 들끓는 등 양국간 냉각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10일 정찰기 사건이 해결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고 말해 이번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8일과 9일 사태해결을 위한 미.중간 협상이 열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중국측이 협상 재개 태세를 갖춘다면 하루 24시간 언제든지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해 양국의 접촉이 일단 중단됐음을 시사했다. 한편 미국 유력지 워싱턴 포스트지는 10일 부시 미 행정부는 중국측 대응에 단호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USA 투데이 역시 이날 "미-중 대치국면이 계속되면 중국은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중국의 강경자세를 비판했다. 이 신문은 "CNN 및 갤럽과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조사대상자의 54%가 미정부가 중국의 사과요구에 응해서는 안된다고 응답했으며 55%가 승무원을 인질로 여기고 있다" 고 보도했다.한편 중남미를 방문중인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은 9일(현지시각) "중국 주권 및 영토와 관련되는 원칙적인 문제에서 중국은 어떠한 외부 압력에도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입장을 재천명했다.

중국 외교부의 쑨위시(孫玉璽) 대변인은 이날 미국측이 정찰기 승무원 억류사건의 장기화로 미-중 관계가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데 대해 "미국 정부가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지 않기를 바란다"고 응수하면서 미국측의 사과를 거듭 촉구했다.

외신종합=류승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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