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을 보다 피가 함께 섞여나와 놀라는 경우가 있다. 요즘은 젊은 사람들도 휴지에 피가 묻어 나와 병원을 많이 찾는다.
주로 변비와 불규칙한 배변습관 때문에 부드러운 속살이 손상을 받아 피가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가끔 심각한 질환이 발견되기도 하므로 항문출혈을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항문출혈을 일으키는 질환으로는 치질로 불리는 치액과 치열, 대장 직장염, 궤양, 종양 등이 있다. 출혈이 있는 곳이 항문에서 멀수록 검붉은 색을 띠게 되고, 치질 같이 항문에 문제가 있으면 선홍색의 피가 묻어 나온다. 특히 붉은 색이 아닌 자장면 색의 피가 나오면 항문출혈이 아니라 위나 십이지장 등 상부 장관에 출혈이 있는 것이므로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치질에 의한 출혈은 선홍색을 띠고, 그냥 휴지에 묻어 나오거나 똑똑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 음주나 변비가 있을 때 소량의 피가 나오다 괜찮아지는 경우가 많지만, 이런 출혈이 장기간 계속되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수술을 두려워하거나 별로 아프지 않다고 해서 미루다가는 심한 빈혈 상태가 돼 장기간 고생하게 된다. 최근에는 치질 수술방법이 개선돼 시술후 통증이 없다.
대장직장염의 경우 설사나 묽은 변에 피가 섞여서 나온다. 특히 궤양성 대장염이 있으면 묽은 혈변 때문에 병원을 찾게 되는데, 치료가 어렵고 대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배변시 검붉은 색의 피가 나오고 묽은 젤리같은 점액성 물질이 섞여 나오면 대장과 직장에 악성 종양이 생긴 것을 의심해야 한다. 또 끈적끈적한 점액성 혈변을 보면 대부분 악성종양이므로 조기에 잡는 것이 좋다.
선홍색 출혈에 양이 많지 않고 통증이 동반되면 대개 큰 병은 아니다. 그러나 별로 아프지 않고, 설사 등의 배변이상이 있고, 어두운 색의 출혈은 심각한 병의 징조일 경우가 많다. 드물게 두가지 양상이 동시에 있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요즘은 직장수지검사와 항문직장경 검사로 항문출혈 원인을 쉽게 진단할 수 있다. 대장 전체를 검사할 때는 금식과 장세척 등이 필요해 시간이 걸리지만, 대부분의 대장암은 항문에서 가까운 에스(S)자 결장 하부에서 발생하므로 복잡한 절차없이 바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김희석 원장(동인연합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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