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버들강아지 눈튼다홍매화, 가지마다 홍등 달고
앞산 진달래도
가여히 가슴에 불딩겼다
몽실 부푼 백목련 젖가슴에 베시시 곁눈질로 웃던
벚꽃도 그만
꽃눈 펑펑 난리가 났다
난데없이 덮친 비바람 심통에
훌훌 땅바닥에 질펀한 저 아픈
사랑들
오늘 밤
남은 저 꽃들
또 다시 왕창 무너진다면….어쩌나
숨이 차오른다
숨이 막 멎을 것 같다
-변영숙 '사월'
칠순을 넘긴 분이 처녀시집을 냈다. 깜짝 놀랐다. 시혼(詩魂)은 노소를 가리지 않고 찾아드는구나 생각했다. 이 시를 읽으면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다음날에는 항상 비바람이 불어쳤던것 같다. 보통 사람들은 그런가 그냥 지나치는 일이 시인에게는 '저 아픈 사랑들'로 남는가 보다. '오늘 밤/남은 저 꽃들/또 다시 왕창 무너질' 것이 염려되어 숨이 차오르고 숨이 막 멎을 것 같다는 시인의 마음이 아리게 와 닿는다. 시인은 지는 꽃잎에서 정녕 자신을 보는 것일까? 김용락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