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통업체 선불카드 신종 '카드깡'활개

대형할인점·백화점들이 물건구입용으로 고객에게 발행한 선불카드를 담보로 사채놀이를 하는 신종 카드깡업이 활개치고 있다.

이들 카드깡업자들은 20~30%의 선이자를 떼고 돈을 빌려주는 대신 선불카드(PP카드)를 받아 유통업체에서 주류, 라면, 쌀 등 생필품을 사들인 뒤 싼 값에 소매유통업체에 되팔아넘기는 수법으로 이익을 챙기고 있다.

특히 이들은 구입한 물품을 세금계산서 없이 싼 값에 팔아넘기거나 선불카드를 상품권 할인판매상들에게 되파는 식의 무자료거래로 탈세를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다대구 ㅇ 대형할인점의 경우 카드깡업자들이 생필품을 대량 매입하는 사례가 하루 10여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할인점 관계자는 "카드깡 업자들이 50만원짜리 선불카드를 40만원에 사들여 매장의 생필품을 쓸어가다시피 하고 있어 골치가 아프다"고 말했다.

이들 카드깡업자들은 이같은 '싹쓸이 구입'으로 유통업체와 잦은 마찰을 빚자 최근에는 돈을 빌리는 사람에게 직접 물품을 구입하게 하거나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대신 물건을 사게 하는 수법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대구시내 유통업체들은 이들이 라면, 쌀, 맥주, 양주 등을 대량으로 쓸어가자 자체 출납대장을 만들어 의심이 가는 구입자들의 명단을 세무서에 넘기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카드깡 단속이 강화되자 현물화가 쉬운 유통업체의 선불카드를 카드깡에 이용하는 신종수법이 확산되고 있다"며 "세무서에서 대량구매 행위에 대한 별도의 세무조사를 실시하지 않는 한 적발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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