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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안의 승려들이 엮은 선승 숭산의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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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안의 승려들이 한국인 스승의 가르침과 선문답을 잇따라 책으로 엮어냈다. 오늘날 한국불교 해외선교의 최고봉인 숭산(崇山·화계사 조실) 큰스님의 두 미국인 제자 승려인 무심(無心·화계사 국제선원 원장)과 현각(玄覺·영주 현정사 주지).무심 스님이 엮은 숭산의 공안(公案)집이 이번에 출간된 '온 세상은 한 송이 꽃'(현암사)이고, 현각이 집대성한 숭산의 선문답이 최근 나온 '선의 나침반'(1·2)이란 책이다.

높은 정신세계를 알아볼 수 있는 일종의 심리테스트인 숭산 선사의 365일 공안집 ' 온 세상…'은 서양에 선(禪)을 알린 최초의 책으로 유명하다. 미국에서 'The Whole World is a Single Flower'란 제목으로 영문판이 먼저 나왔다.

'선의 나침반'도 현각이 숭산 스님의 영어 설법 녹음 테이프와 비디오 테이프들을 녹취해 무려 4년에 걸쳐 완성한 책이다. 두책 모두 자신의 인생행로를 바꿔 놓은 한국인 은사의 가르침을 벽안의 수행자가 담은 책이다.

한국 선불교를 영문책으로 엮었다가 다시 우리말로 번역한 이 책들은 그래서 서구의 합리적인 사고에 젖어 버린 우리 신세대에게도 이해가 쉬운 불교 입문서일 수밖에 없다.

숭산 큰스님은 사실 국내보다 외국에서 더 유명한 선승(禪僧)이다. 조계종 양대산맥 중 하나인 덕숭(德崇)문중의 경허·고봉선사의 맥을 이었으면서 한국불교의 해외선교에 크게 이바지한 고승이다.

1966년 일본으로 건너가면서 해외포교 법업에 정진하기 시작한 이래 72년 미국에 홍법원을 개설한 것을 비롯, 전세계 35개국에 50여개의 선원을 설립했다.

'눈이 왜 둘인가'·'당나귀 떠나기 전에 말이 왔다'·'마른 똥막대기'·'달마가 서쪽에서 온 까닭은?'…·'나는 누구인가?'…·'오직 모를 뿐'….'오직 모를 뿐'이란 허공처럼 청정한 마음, 순수한 깨달음, 생각과 언어 이전의 마음, 곧 무심(無心)이자 근본 마음자리인 본원심(本源心)인 것.

천진한 미소와 맑은 눈동자로도 유명한 숭산 스님은 설파한다. "책을 읽되 부디 말에 집착하지 말라"고. 그리고 "'오직 모를 뿐'의 마음으로 정진 수행하라"고.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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